여성 글로벌 세계대회 여는 덕성여대 나이지리아 초청 학생 3명 입국 거부
질병관리본부, 발병국 입국자 관리 "환자와 직접 접촉할 때에만 전파"
나이지리아 시에라리온 기니 라이베리아 등 서아프리카를 휩쓸며 672명(지난달 26일 세계보건기구 발표 기준)을 숨지게 한 에볼라(Ebola) 바이러스의 공포가 국내서도 급속하게 퍼지고 있다. 에볼라 발생 지역 학생들의 입국이 거부되고, 이 지역 대상 의료봉사단의 일정이 취소됐다.
3일 덕성여대는 유엔 여성기구(UN Women)와 공동 개최하는 ‘제2차 차세대 여성 글로벌 파트너십 세계대회’에 참석 예정이었던 나이지리아 학생 3명의 입국을 취소했다고 밝혔다. 4~15일 열리는 이 행사에는 아시아, 아프리카 32개국 학생 500여명이 참가할 예정이다. 행사 소식을 접한 덕성여대 학생들과 네티즌들은 청와대 국민신문고 자유게시판과 포털사이트 다음 ‘아고라’에 아프리카 학생 초청을 막거나 행사를 취소해 달라고 요구했다.
학교 관계자는 “아프리카라는 이유로 환자가 한 명도 발생하지 않은 국가의 학생까지 입국을 막거나 행사 자체를 취소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덕성여대는 나이지리아를 제외한 알제리 르완다 가나 등 아프리카 10개국 학생 27명은 참가시키기로 했다.
민간 의료봉사단체 굿뉴스의료봉사회도 이날 아프리카 일정을 전면 취소했다. 시민과 대학생 70여명이 코트디부아르 가나 탄자니아 케냐 등 4개국에서 의료봉사활동을 할 예정이었다. 에볼라 발생국 인접 국가에서 국내 단체의 의료봉사 소식이 알려지자 반대 여론이 들끓었다. 이들은 서아프리카인 코트디부아르와 가나 일정을 취소했다. 이 단체 관계자는 “탄자니아 케냐는 아프리카 대륙 동쪽인데 탄자니아 봉사활동은 취소했고, 케냐 봉사단은 이미 1일 출국했다”면서 “케냐 봉사단은 위생에 더욱 신경 쓰기로 했다”고 말했다.
에볼라는 치사율이 최고 90%에 달하는데다 백신과 치료제가 없어 시민들의 불안은 커지고 있다. 대학생 정수민(22)씨는 “치사율이 높아 다른 나라는 국경 폐쇄라는 말까지 나오던데 정부 차원에서 아프리카인의 입국을 취소하는 게 맞다”고 말했다. 주부 김진영(51)씨는 “에볼라 바이러스에 대한 정확한 정보가 없어 두려움이 더 큰 것 같다”며 “정부가 적극적으로 정보를 알려야 한다”고 덧붙였다.
정부도 에볼라 발생국에 대해 여행경보를 발령하고 지난달부터 에볼라 발생국가에서 입국하는 사람들을 증상 유무에 관계 없이 추적 관리하는 등 검역을 강화했다. 질병관리본부 관계자는 “에볼라 발생국에서 들어온 사람은 1일까지 총 20명으로 최대 잠복기인 21일 이상 관찰하고 있다”면서 “13명은 이상이 없었고, 7명은 관리 중”이라고 말했다. 윤승기 질병관리본부 검역지원과장은 “검역을 강화하고 있지만 에볼라 발생국에서 다른 국가를 경유해 입국한다면 검역에서 놓칠 수 있어 안전하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다만 윤 과장은 “에볼라 바이러스는 호흡기로 전파되지 않기 때문에 국내 거주자는 환자와 직접 접촉하지 않는 한 크게 우려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다. 에볼라 바이러스 감염을 예방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환자와 접촉하지 않는 것이다. 에볼라 바이러스는 감염된 사람이나 동물의 혈액 체액 분비물 등을 통해 전염되며 잠복기(2~21일)를 거쳐 발열 오한 두통 근육통 구토 복통 설사 등의 증상을 보인다. 잠복기에는 전염되지 않는다.
박소영기자 sosyoung@hk.co.kr
송옥진기자 click@hk.co.kr
신지후기자 ho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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