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나는 남자다' 유재석 "20회 방송 후 시즌2여부 결정"
"두자릿수 시청률 힘든 것 알아 사랑과 전쟁 폐지엔 죄송한 마음"
유재석이 지상파 방송에서 처음으로 시즌제가 도입되는 KBS 예능 프로그램 ‘나는 남자다’의 메인 진행자로 나선다. SBS ‘일요일이 좋다-런닝맨’ 이후 4년 만에 선보이는 차기 작이다.
그러나 사정을 보면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 KBS가 15년 장수 프로그램 ‘사랑과 전쟁’을 폐지하고 편성한 작품이 바로 ‘나는 남자다’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나는 남자다’는 4월 9일 파일럿 방송에서 4.1%(닐슨코리아 제공)의 저조한 시청률을 기록했다.
서울 여의도동 KBS 별관에서 3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유재석은 부담감의 무게를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제가 KBS ‘해피투게더’도 하고 있습니다. 지상파 심야 예능은 두 자릿수 시청률이 나오기 힘들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재미있는 프로그램을 만든다는 기본에 충실하면 시청자들이 알아주시겠지만 그래도 걱정이 많습니다.”
8일 밤 11시15분 첫 방송되는 ‘나는 남자다’는 남성 방청객 200여명을 초대, 한 가지 주제로 이야기하는 ‘쇼토크 버라이어티’다. 첫 회에는 여성이 많은 집단에서 생활하는 남자들이 모여 자신들이 경험한 에피소드를 들려준다. 유재석 외에 임원희, 권오중, 허경환, 장동민, 조충현 등 공동 진행자들이 방청객과 호흡을 얼마나 잘 맞추느냐가 성공을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유재석은 “연예인들과의 호흡도 중요하지만 방청객이나 시청자와의 소통이 더 중요하다”며 “더 많이 귀 기울이고 들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나는 남자다’는 20회 방송은 보장을 받았다. 20회 방송 이후 시청률과 반응을 보며 시즌 2 방영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연출자인 이동훈 PD는 “1년에 할 것을 20회로 응축하니 더 밀도 있는 프로그램을 만들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그러나 같은 시간대에 SBS ‘웃음을 찾는 사람들’과 MBC ‘나 혼자 산다’가 있어 그리 쉽지만은 않아 보인다.
유재석은 현재 MBC ‘무한도전’, SBS ‘런닝맨’, KBS ‘해피투게더’ 등 지상파 방송에 올인하면서 종편이나 케이블에는 출연하지 않고 있다. 그는 “미디어 환경이 너무 빨리 변하기 때문에 시청자의 관심과 사랑을 오랫동안 받을 수 있을지 모르겠다”며 미래에 대한 고민을 비쳤다. 그런 고민이 현재 맡고 있는 프로그램에 대한 남다른 책임감으로 이어지는 것 같다.
“제 이름 뒤에 붙는 관심과 기대감은 당연히 제가 짊어져야 합니다. 저조한 시청률에 대한 책임도 제가 져야 하고요. ‘나는 남자다’가 사랑 받지 못한다면 시즌 2가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질책이나 비판이 있으면 겸허히 수용하면서 노력할 것입니다.”
그러면서 그는 ‘유재석다운’ 말도 빼놓지 않았다. “저희가 편성을 결정하는 것은 아니지만 ‘사랑과 전쟁’이 폐지된 것에 죄송한 마음이 있어요. ‘사랑과 전쟁’을 좋아하던 시청자들의 마음을 상하게 한 게 아닌가 싶어서요.”
강은영기자 kis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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