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의문 현판 100년 만에 공개
서울시가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를 추진 중인 한양도성의 모든 것을 소개하는 한양도성박물관이 개관했다. 4월에 임시 개관해 시험 운영을 하다가 지난달 31일 정식 개관했다.
시립 서울역사박물관이 운영하는 이 박물관은 한양도성의 낙산 구간 탐방로가 시작하는 흥인지문 옆 동대문성곽공원에 있다. 서울디자인지원센터 건물 1~3층에 전시실과 정보센터를 갖춰 문을 열었다. 3층 상설전시실을 나오면 바로 낙산 구간 성곽으로 이어진다. 낙산 구간은 천천히 걸어서 1시간 정도면 둘러볼 수 있다.
전시실은 서울 600년 역사와 함께한 한양도성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담고 있다. 상설전시실에 들어가면 길이 22m의 대형 스크린이 관객을 맞는다. 벽면 전체를 차지한 대형 화면에 경기감영을 그린 옛 그림에 나오는 인왕산 성벽과, 돈의문(서대문) 밖 풍경을 구현한 3D 애니메이션 및 근대기 한양도성 사진 엽서를 콜라주한 영상이 흐르는 미디어아트 작품이다. 한양도성 전체 구간을 걸으면서 찍거나 하늘에서 촬영한 영상은 한양도성을 실제로 한 바퀴 도는 느낌을 준다. 한양도성의 역사는 유물과 영상, 모형, 그래픽 등으로 보여준다. 1915년 철거된 지 100여 년 만에 처음 공개하는 돈의문 현판을 비롯해 흥인지문 지붕에 놓였던 용두와 잡상 8점, 남산 회현 자락에서 발굴된 한양도성 성돌 등을 볼 수 있다. 돈의문은 일제가 전차길 복선화 공사를 하면서 철거했다. 세계문화유산으로서 한양도성의 가치와 세계의 성곽 유산을 소개하는 코너도 있다.
한양도성은 현존하는 전 세계 도성 중 가장 오래됐다. 경복궁을 완공한 이듬해인 1396년 총 길이 18.6㎞로 쌓아 현재 12.8㎞ 구간이 남아 있다. 일제 강점기에 많이 훼손된 것을 1975년부터 복원하고 정비해 오늘에 이른다. 서울시는 한양도성 보존ㆍ관리ㆍ활용 종합계획에 따라 2012년 서울역사박물관 산하에 한양도성연구소를 만들고 박물관 개관을 준비해 왔다. 개관을 기념해 한양도성 남산 구산에서 발굴된 유물들을 소개하는 특별전시가 9월 14일까지 열린다.
오미환 선임기자 mh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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