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서진 출신 6급 무보직 발령 / 주요 과장들 면장으로 '유배' / 사무관 파격적인 직렬 파괴도
익산시 공무원노조 반박 성명, "조직 안정 깨뜨린 보복 인사"
직원 간담회를 통해 ‘보복성이나 줄서기 인사는 절대 하지 않겠다’고 선포한 박경철 전북 익산시장이 취임 후 첫 인사를 파격적인 특혜 승진과 보복성 좌천으로 자신의 약속을 내팽개쳤다.
3일 익산시에 따르면 지난 30일 사무관(5급) 10명 등 모두 62명을 승진시키고, 다음날 330여명에 대한 전보인사를 실시했으나 공무원노조가 비난 성명을 발표하는 등 인사 후폭풍이 거세게 일고 있다.
시는 행정직 사무관 승진 자리 10개 가운데 절반인 5석을 사회복지, 보건, 환경, 건축, 녹지 등 소수직에 안배하는 파격적인 직렬파괴 인사를 단행했다. 또 1개 과에서 6급 승진자가 이례적으로 3명이나 나오는 촌극도 빚었다.
게다가 이한수 전 시장을 가까이에서 보좌했던 과장들을 면장으로 ‘유배’보냈을 뿐만 아니라 주요 보직 6급직들은 한직으로, 비서실 출신 6급직들은 무보직으로 발령했다. 특히 A과장은 운전면허도 없는데 집에서 가장 먼 면사무소로 내쫓는 치졸함 마저 보였다.
이 같은 인사는 B국장이 박 시장에게 조언해 주도했다는 소문이 나오고 있다. 더욱이 인사와 총무, 시정 등 주요 보직 담당 자리는 B국장의 시청 내 사모임 직원들로 교체해 이른바 ‘하나회’가 생겼다는 뒷말이 무성하다. 또 이번 승진 인사 과정에 결재라인인 부시장과 기획행정국장, 총무과장이 배제된 것으로 알려졌다.
인사 후 박 시장은 “인사 관련 청탁은 철저히 배제하고 오로지 시 발전을 위해 헌신할 수 있는 직원들에게 승진과 일할 기회가 돌아갔다”며 “앞으로도 음지에서 묵묵히 일하는 직원들에게 기대와 희망을 심어 줄 수 있도록 능력과 경쟁을 통한 투명한 인사시스템을 정착시켜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익산시공무원노조는 1일‘이번 인사가 과연 공정하였는가?’라는 제목의 성명을 통해 “주요부서 근무자라는 단순한 이유로 전임 시장 사람이라는 멍에를 씌워 승진은 고사하고 다른 부서로 발령을 낸 것은 명백한 보복인사”라며 “업무추진 능력이 부족하고 조직 내 신망도 낮은 사람이 전임 시장으로부터 소외됐다는 이상한 논리로 승진한 것은 전혀 공감할 수 없는 인사”라고 주장했다.
또 “각 직렬별 안배, 정도와 순리를 면밀하게 따져서 어느 직렬이 그 동안 얼마나 적체되어 있는지 고려하지 않고 직렬별 총인원 대비 고위직이 너무 많이 배정된 것은 특혜 중 특혜”라고 강조했다.
김상수 위원장은 “질서 있는 소통, 원칙적인 변화를 깨뜨린 인사에 통탄하지 않을 수 없다”면서 “시장은 민선 6기 출범 직후 직원 간담회를 통해 보복성 인사, 줄서기 인사는 절대 하지 않고 소외된 사람을 배려하겠다고 선언했는데, 이번 인사는 외부 압력으로 조직의 안정과 사기를 저하 시키고 공무원들의 마지막 영혼을 깨뜨린 인사”라고 지적했다.
최수학기자 shcho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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