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예술가 넬레 아제베두(Nele Azevedo)의 얼음조각을 처음 본 건 2012년 8월이었다. 당시 그는 칠레 산티아고의 한 대학 계단에 사람 형상의 얼음조각 1,000개를 전시, 지구온난화의 심각성을 처절하게 환기시켰다. 물론 사진을 통해서였다.
지난 2일 영국 버밍엄 시의회 광장 계단에 그의 ‘얼음 인간’5,000개가 등장했다. 제1차세계대전 발발 100주년 기념 전시. 칠레의 8월은 겨울이지만 영국의 8월은 여름이다. 얼마 안 가 다 녹고 물기조차 마를 것이다.
그의 전시는 그래서 늘 사진으로만 존재한다. 그래서 언제나 현재진행형이다. 100년 뒤에도 그의 얼음 인간은 녹고 있을 것이다. 지구에 인간이 남아 있다면 말이다.
최윤필기자 proose@hk.co.kr 버밍엄=AP 연합뉴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