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공 앞두고 설문조사 보기 항목에 1인실 80만원·2인실 50만원 이상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이 전용 기숙사를 신축하면서 학생들에게 비싼 기숙사비를 사실상 강요해 반발을 사고 있다.
고려대 로스쿨 학사지원부는 지난달 22일 로스쿨 학생을 대상으로 ‘법학전문대학원 기숙사 신축에 관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신축 기숙사의 적정 입실료를 묻는 객관식 질문에서 보기는 1인실 월 80만~100만원, 2인실 월 50만~70만원 밖에 없었다.
설문조사 후 1인실의 경우 최소 80만원, 2인실 최소 50만원은 너무 비싸다는 불만의 글이 학생회 홈페이지 게시판에 쏟아졌다. 로스쿨 학생회는 “학교 측에서 주변 시세나 학생들의 입장을 고려하지 않고 설문지 문항을 구성했다”고 지적했다. 학생회는 자체 설문조사를 통해 1인실 50만원, 2인실 30만원이 적정하다는 결과를 얻었다.
학교 측은 현재 로스쿨 학생들이 이용하는 안암 글로벌하우스 이용료를 기준으로 삼았다고 해명했다. 안암 글로벌하우스는 지난해 9월 신축한 대학원생 전용 기숙사로 로스쿨 학생들은 이곳에 일괄 배정되고, 6개월에 300만원(2인실)을 받는다.
하지만 이조차 서울 시내 다른 대학에 비해 월등히 높은 편이다. 고려대를 제외하고 가장 비싼 성균관대의 경우 6개월에 232만원을 받고 있다. 건국대 211만원, 서강대 209만원, 중앙대 189만원, 한국외대 161만원, 연세대 142만원, 서울대ㆍ이화여대 124만원이었다. 경희대와 한양대는 108만원으로 거의 3분의 1 수준이었다.
학교 주변 원룸과 비교해도 비싼 편이다. 로스쿨 학생들이 주로 이용하는 원룸들은 관리비 포함 월 40만~50만원 수준이다.
비싼 가격 때문에 기숙사 입주를 포기하고 학교 주변 원룸에서 거주 중인 고려대 로스쿨 재학생 A씨는 “그렇지 않아도 ‘돈스쿨’이라는 오명을 쓰고 있는데, 학교가 학생들을 돈줄로만 보고 있는 것 같다”며 “기숙사 시설이나 여건보다 가격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학생들이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고려대 관계자는 “아직 짓지 않은 기숙사에 관한 수요조사를 하면서 학생들과 대화를 시작하기 위한 작업으로 이해해 달라”고 말했다. 학교는 기숙사 신축을 위해 2010년 부지를 매입, 이르면 내년 초 완공할 계획이다.
인현우기자 inhyw@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