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상문 LG 감독은 1일 잠실 넥센전에서 정성훈(34)을 톱타자로 선발 출전시켰다. 넥센의 왼손 선발 오재영을 겨냥한 포석이다.
하지만 주로 중심 타선에 포진했던 정성훈은 1루수의 기본임무‘출루’만으로 성에 차지 않았다.
정성훈이 홈런 두 방을 몰아친 LG가 넥센에 4-3으로 짜릿한 역전승을 거두고 대구에서 가라앉았던 분위기를 쇄신했다. 정성훈은 0-2로 뒤진 1회말 첫 타석에서 오재영의 3구째 142㎞짜리 직구를 통타해 선제 좌월 솔로홈런을 쏘아 올렸다. 1회말 선두타자 홈런은 시즌 4호, 통산 254호다. LG 선발 우규민이 1회초 빗맞은 안타 2개로 먼저 2점을 내 줬으나 곧바로 터진 만회 점수였기에 의미가 컸다.
정성훈의 진가는 7회 다시 발휘됐다. 2-2로 맞서다가 6회초 우익수 채은성의 아쉬운 수비로 1점을 내 줘 2-3으로 뒤진 상황. 1사 1루에서 타석에 선 정성훈은 넥센의 두 번째 투수 조상우와 볼카운트 1-1으로 맞섰다. 이어 3구째 몸쪽 높은 슬라이더가 들어오자 방망이를 힘차게 휘둘렀고, 타구는 잠실구장 밤하늘을 가르며 왼쪽 스탠드에 꽂혔다. 비거리 120m 역전 결승 투런 홈런. 주중 삼성과 3연전 2차전에서 다 잡은 경기를 내주는 등 1승2패로 한풀 꺾였던 LG는 1승을 추가하며 4위 롯데와 승차를 3경기로 좁혔다.
8, 9호 홈런을 기록한 정성훈이 1경기에서 홈런 2개를 친 건 지난 6월29일 인천 SK전 이후 약 한 달만이다. 4타수 2안타(2홈런) 3타점으로 활약한 정성훈은 “중심타선에 있을 땐 부담감이 컸는데 1, 2번에 배치되는 날엔 컨택 위주로 타격하다 보니 오히려 운 좋게 홈런이 나온 것 같다”고 말했다.
넥센은 3-4로 뒤진 9회초 공격 무사 1루에서 대주자 유재신의 2루 도루 아웃 때 심판 합의 판정을 요청했으나 번복되지 않아 마지막 기회를 잃었다.
인천에서는 SK가 NC를 13-6으로 대파했다. SK 김강민은 5회 데뷔 첫 만루 홈런을 터뜨리는 등 5타수 3안타에 6타점의 원맨쇼를 펼쳤다. 6타점은 한 경기 개인 최다 타점이다. 2연패에서 벗어난 SK는 37승51패를 기록했고 4연승을 노리던 NC는 51승 37패가 됐다.
성환희기자 hhs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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