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양강도에서 다리가 무너지면서 전승절(정전협정 체결일) 행사에 동원됐던 여성동맹원 50여명이 숨진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5월 23층짜리 평양아파트가 붕괴해 수백명이 사망한 데 이어 같은 달 중학생 50여명을 태운 관광버스가 추락해 전원 사망하는 등 최근 북한에서 대형참사가 잇따르고 있다.
1일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은 일본의 북한 전문매체 아시아프레스 소식통을 인용, 지난 7월 27일 북한 양강도 김형직군에서 전승절 행사에 동원된 여성동맹원(노동당 산하 여성조직) 50여명을 태운 차가 다리를 건너는 순간 무너지면서 강물에 빠져 모두 숨졌다고 보도했다.
소식통은 “행사에 참가한 일행은 김일성 주석 동상에 헌화하고 돌아오는 길에 나무로 된 다리가 무너져 차량에 타고 있던 사람과 다리를 건너는 사람까지 모두 강으로 떨어졌다”며 “장마철이라 강물이 불어나 일부 시신은 찾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다리를 건너는 사람까지 강으로 떨어진 만큼 사망자가 100여명에 육박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북한이 평양아파트 붕괴사고를 신속하게 공개한 것과는 달리 이번 사고에 대해서는 입단속을 시키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은 “양강도 당위원회가 유족에게 위로금을 전달하기 위해 정부기관 직원은 무조건 중국 화폐 30위안을 내도록 명령했으며 사고에 대해 소문을 확산시키지 말라고 지시했다”고 전했다.
북한은 지난 5월 평양아파트 붕괴 당시, 이례적으로 사고 소식을 자세히 알리면서 책임자가 주민들 앞에서 머리 숙여 사과하는 모습을 담은 사진까지 공개했다. 이를 두고 붕괴된 아파트가 노동당과 군의 주요 간부, 대학교수 등 북한 핵심층이 사는 곳인데다 휴대폰 등 통신기기가 보급돼 소식을 차단하기 쉽지 않은 만큼 주민 불만이 증폭되기 전에 재빨리 수습에 나선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정승임기자 chon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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