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서초 재건축 강세 주도 서울 1주일 새 0.02% 상승
매물 회수되며 호가 오르자 잠재적 매수자들 다시 관망세
대다수 은행도 휴가철 겹쳐 한산 강남 영업점은 대출 문의 크게 늘어

주택담보인정비율(LTV)과 총부채상환비율(DTI) 등 주택대출 규제 완화 첫날인 1일 부동산 시장과 은행 창구는 평소와 다름없이 한산한 모습을 보였다. 주택시장 비수기인데다 시장 상황을 지켜보자는 관망세가 아직은 우위를 점하는 모양새다. 하지만 규제 완화의 최대 수혜지역으로 꼽히는 서울 강남구와 서초구 일대는 매도호가가 뛰고 대출 문의가 늘어나는 등 정부 발 훈풍의 위력이 일부 감지되고 있다.


이날 부동산114에 따르면 최근 1주일(7월25~31일) 서울의 아파트 매매가는 0.02% 상승했다. LTV 규제 완화로 대출 한도가 상대적으로 크게 늘어난 6억원 이상의 아파트의 경우 0.03%가 올랐는데, 특히 재건축 아파트가 0.08% 올라 강세를 주도했다. 반포동 주공1단지 72㎡의 경우 전주보다 2,000만원 오른 10억5,000만~12억원을 기록했다.
문제는 주택을 팔려는 이들이 매물을 거두면서 호가만 오를 뿐 실제 거래는 미미하다는 점이다. 김미선 부동산써브 연구원은 “일부 매도자들이 부동산 가격이 오를 것이란 기대로 거래를 보류하거나 매물을 회수하면서 호가는 올라가고, 이로 인해 거래에 나서려던 매수자들은 관망세로 돌아서는 양상”이라고 말했다.
특히 재건축 단지들은 초과이익환수제도가 폐지될 것이란 기대감에 호가가 더 크게 오르는 양상이다. 권일 닥터아파트 리서치팀장은 “이번 대책이 자산가들의 투자 수요를 통해 부동산 시장 전반에 활기를 불어넣겠다는 목적이 컸던 만큼 일부 지역이 먼저 움직이는 모양새”라며 “이 같은 분위기가 확산될 수 있을지는 한두 달 정도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은행 창구에서도 지역별로 온도차가 컸다. 대부분의 은행 창구 직원들은 휴가철과 주택대출 비수기가 겹쳐 LTV, DTI 규제 완화의 효과가 직접적인 대출 수요 증가로 이어지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홍현진 우리은행 본점 영업부 과장은 “신규 대출보다는 추가 대출이나 대환(기존 대출을 갈아탐) 위주로 전화와 방문 문의가 각각 1,2건 정도씩 있었다”며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 심리로 관망하는 분들이 많은 것 같다”고 창구 분위기를 전했다. 김호학 하나은행 잠원역점 차장도 “정부의 부동산 정책 발표 전에는 간혹 문의가 있었지만 정작 발표 후에는 거의 문의가 없다”며 “휴가철인데다 아직은 관망하는 상태여서 2~4주 정도 지나야 실질적인 영향을 알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집값이 비싸 대출 금액이 크게 올라가거나 재건축 투자 수요가 있는 서울 강남권 일부 영업점의 풍경은 달랐다. 백승동 KB국민은행 잠실지점 부지점장은 “정부 정책 발표 직후부터 꾸준히 늘기 시작한 주택대출 문의가 발표 전과 비교해 3배 정도까지 늘었다”고 말했다. 백 부지점장은 “신규 또는 추가 대출, 제2금융권에서 은행으로 갈아타는 것까지 다양한 문의가 있었다”며 “당분간 지금 정도의 영향은 계속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소연기자 jollylife@hk.co.kr
유환구기자 reds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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