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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당·몸무게 동시에 잡는 당뇨약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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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당·몸무게 동시에 잡는 당뇨약 나왔다

입력
2014.08.01 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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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GLT-2 억제제' 새 패러다임 제시

아스트라제네카·얀센 등 출시 박차

당뇨병은 우리나라 30세 이상 국민의 10%가 앓고 있는 국민병이다. ‘당뇨병 대란’이라는 말이 나올 법하다. 더 무서운 점은 뇌졸중과 심장병뿐만 아니라 망막ㆍ신경계 손상, 발 궤양, 성기능 장애 등 합병증을 유발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국내 당뇨병 환자의 74.7%가 과체중이나 비만, 56.8%가 복부 비만을 동반하고 있는 실정이다. 당뇨병 환자가 몸무게를 10% 이상 줄일 경우 혈당이 개선되는 결과가 나타났다. 뿐만 아니라 혈당이 올라가면 혈액이 끈끈해져 합병증이 생길 가능성이 높아지는데, 과체중이나 비만을 동반한 당뇨병 환자의 경우 지방세포에서 나쁜 물질이 혈관으로 녹아 들어 여러 혈관 합병증에 걸릴 위험이 커지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따라서 당뇨병 환자에게서 체중 줄이기는 이제 선택이 아니라 필수가 되고 있다.

혈당조절 ‘마에스트로‘ 인크레틴

지금까지 나온 당뇨약(혈당강하제)은 체내 혈당수치와 관계없이 인슐린 분비를 자극하거나 민감성을 높이는 방식이었다. 몇 년 전부터 부작용을 최소화한 인크레틴 호르몬에 기반한 인크레틴 신약이 각광을 받고 있다. DPP-4억제제와 인크레틴 유사체가 바로 그것이다. 이들 인크레틴 신약은 체내 혈당수치에 따라 인슐린 분비를 조절하는 방식이다. 특히 DPP-4억제제는 베타세포의 양이 서양인보다 적어 인슐린 분비 기능이 약한 한국인 등 동양인에게 효과가 좋은 약이다.

실제로 MSD가 2008년 국내에 내놓은 DPP-4억제제인 ‘자누비아(성분명 시타글립틴)’는 한국과 중국, 인도의 제2형 당뇨병 환자를 대상으로 18주간 임상 시험한 결과, 당화혈색소(HbA1cㆍ적혈구의 혈색소인 헤모글로빈에 포도당이 붙은 상태, 7% 이하가 정상)가 1.03% 감소했으며, 특히 한국인은 평균 1.37%가 줄어들어 가장 좋은 효과를 보였다. 자누비아는 식사와 관계없이 하루 1회 복용하면 된다.

노바티스의 ‘가브스(성분명 발다글립틴)’, 아스트라제네카의 ‘온글리자(삭사그립틴)’, 베링거인겔하임의 ‘BI1356’ 등이 출시됐거나 임상시험이 진행 중이다. 윤건호 서울성모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는 “자누비아 등과 같은 DPP-4억제제는 DPP-4 효소를 효과적으로 억제함으로써 인크레틴 호르몬의 활성을 늘려 혈당조절 기능을 최적화하고 저혈당과 체중증가 등의 부작용을 줄인다”고 했다.

아스트라제네카의 포시가
아스트라제네카의 포시가

혈당과 체중 동시에 낮추는 당뇨병약 나와

제2형 당뇨병 환자의 74% 이상이 과체중이나 비만인 것이 우리나라의 현실이다. 따라서 혈당강하 효과와 함께 체중 감소 효과까지 가진 SGLT-2억제제(나트륨-포도당 공동 수송체 2 억제제)는 당뇨병 치료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고 있다.

SGLT-2억제제는 인슐린에 의존하는 기존 치료제와 달리 콩팥에서 포도당을 재흡수를 막아 체내에 남아 있는 과도한 포도당을 소변으로 배출해 혈당을 낮춘다. 하루에 소변으로 배출되는 포도당의 양은 70g이며, 칼로리로는 280㎉정도다. 이런 특성으로 제2형 당뇨병 환자들의 혈당을 낮춰주는 것은 물론 몸무게, 혈압 감소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다. 더불어 저혈당 위험도가 낮은 데다 기존 먹는 혈당 강하제와 병용하기 쉽고 거의 모든 단계의 당뇨병 환자에게 쓸 수 있다.

아스트라제네카는 SGLT-2억제제인 ‘포시가(성분명 다파글리플로진)’가 지난 3월 식뭎의약품안전처의 국내 출시 허가를 받은 이후 최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으로부터 급여 적정을 판정 받은 뒤 건강보험공단과 약값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향후 급여가 정해지게 되면 기존 DPP-4 저해제가 대세인 당뇨병 치료 시장에서 큰 반향을 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포시가는 기존 GLP-1이나 DPP-4 억제제가 가진 혈당혈압 강하 효과, 낮은 저혈당 발생률을 갖고 있다. 여기에 체중 감소 효과까지 더한 것이 포인트다. 아스트라제네카 관계자는 “인슐린에 의존하는 GLP-1이나 DPP-4 저해제가 췌장에서 작용하는 것과 달리 SGLT-2 억제제는 신장에서 작용하기 때문에 기존 치료제와 병용을 하더라도 환자 몸에서 느끼는 부담이 덜하다”고 했다.

포시가를 복용한 뒤 24주째 체중의 변화량을 살펴보면 포시가와 메트포르민을 병용한 환자는 평균 2.96kg이 감소한 반면 위약군은 0.88kg만 감소했다. 지방량도 마찬가지로 포시가 복용군이 더 많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208주의 장기 연장 연구에 따르면 포시가를 복용한 환자는 평균 4.38kg의 체중이 감소했다.

이밖에 다른 다국적 제약사들도 SGLT-2 억제제를 출시하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이미 포시가를 허가 받은 아스트라제네카와 함께 얀센(J&J), 베링거인겔하임, 아스텔라스제약 등이 SGLT-2 억제제를 내놓을 전망이다. J&J는 인보카나(카나글리플로진)의 출시를 준비 중이다. 베링거인겔하임과 아스텔라스제약은 미국 식품의약국(FDA)과 유럽EMA에 SGLT-2 억제 당뇨치료제 허가를 신청하고, 글로벌 학회 내 임상결과 홍보에 나서고 있다.

인보카나를 보유한 한국얀센 관계자는 "FDA 승인을 얻은 데 이어 지난해 11월 유럽 허가를받았다”며 “국내 허가신청을 식약처에 접수한 상태로 4상 임상을 준비 중”이라고 했다. 한국베링거인겔하임 관계자는 "SGLT-2억제제인 엠파글리플로진은 글로벌 임상 시험에서 약효를 입증했고, 학술회의에서도 강력한 혈당 강하, 체중감소, 저혈당 이슈 안전성 등이 다수 발표됐다"며 "국내 임상도 완료돼 식약처 허가를 진행하고 있다"고 했다.

권대익기자 dkw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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