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 김형규 교수 강의 듣는 제자들
고려대 의대 학생 82명과 보건과학대 방사선학과·물리치료학과 학생 35명이 최근 ‘어려운 환자를 위해 써달라’며 헌혈증 117장을 고대안암병원에 기부했다. 김형규(65ㆍ사진) 의과대학 신장내과학교실 교수의 제자들이다.
김 교수의 ‘의학개론’ ‘임상의학개론’ ‘내과학’ 강의를 듣는 학생들은 시험과 별도로 특별한 과제를 해야 한다. 복지시설에 가서 봉사활동을 하거나 헌혈을 한 뒤 경험담을 보고서로 내야 한다. 헌혈을 택한 학생들은 과목 수강이 끝나면 희망자에 한해 헌혈증을 병원에 기부한다. 한해 두해 거듭한 헌혈 기부가 전통이 되면서 올해로 어느덧 8년이 됐다. 김 교수의 제자들이 이런 방식으로 내놓은 헌혈증은 800장이 넘는다.
김 교수는 “병원에서 무심코 쓰는 피가 얼마나 소중한지 느낄 기회를 주고 싶었는데 학생들이 기부까지 해 대견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각종 학회장에 안암병원장까지 30년 넘게 의사 생활을 해온 자신은 정작 헌혈을 해 본 경험이 단 한 번도 없다고 고백했다.
김 교수는 “직접 찾아가 헌혈을 해 볼 생각을 해보지 못했고 계기도 없었다”며 “의사든 간호사든 병원에서 일하는 사람들 중 나처럼 헌혈 경험이 없는 사람이 의외로 많다”고 말했다.
그는 “평생 환자를 만나는 의료인이 될 텐데 환자를 위해 무엇인가를 직접 해 보면 진료에서도 분명히 다를 것”이라며 “제자들이 실천하는 의료인으로 성장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손현성기자 hsh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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