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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콤한 여행 출발 전...나만의 맞춤 피임법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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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콤한 여행 출발 전...나만의 맞춤 피임법을!

입력
2014.08.01 1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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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는 피임약은 생리시작일부터 복용, 22~28일째는 복용 중단해야

흡연 여성은 혈전유발 부작용 우려

피임주사 맞으면 3개월간 걱정 끝 / 성관계 후 5일 이내 루프 삽입도 효과

안녕하세요. 저는 여성에게 꼭 필요한 약 중 하나인 경구용 피임약입니다. 쉽게 말하면 먹는 피임약이죠. 휴가철을 맞아 저를 찾는 여성이 많습니다. 휴가철과 함께 크리스마스 시즌에도 저를 많이 찾지요. 하지만 아직도 저에 대해 잘 모르시는 여성이 많은 것 같아요. 다른 약처럼 저를 쉽게 쓰면 안 되는데 말입니다.

흡연여성 경구용 피임약 삼가야

“피임약은 필요할 때만 먹는 거 아니에요? 먹으면 그날 바로 피임되는 줄 알았는데…” 저에 대해 잘못 알고 있는 여성들의 반응입니다. 저는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과 프로게스테론과 유사한 작용을 하는 합성호르몬을 함유하고 있습니다. 저는 정해진 기간 내 이들 호르몬을 일정하게 체내에 공급해 정자와 수정할 수 있는 난자의 배란을 차단합니다. 또 자궁경부를 막고 있는 점액의 점도를 끈끈하게 유지해 정자가 통과하기 어렵게 만들고요. 수정란 착상에 필요한 자궁내막 증식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는 것도 제 임무입니다. 저를 잘 이용하면 최대 99.9%까지 임신을 방지할 수 있습니다.

저는 생리시작 날부터 21일 동안 매일 한 알씩 드셔야 합니다. 21일간 저를 드신 후 7일간은 저를 절대 찾지 마세요. 그리고 29일째 되는 날 저와 함께 다시 같은 방법으로 피임을 시작하면 됩니다. 참, 흡연여성이라면 저를 드시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주웅 이화여대여성암병원 부인종양센터 교수는 “경구용 피임약에는 혈전 유발 성분이 있는데 흡연 시 혈전이 증가하기 때문에 흡연 여성은 경구용 피임약을 복용하는 것을 삼가야 한다”고 주의를 당부했습니다.

응급피임약, 성관계 후 72시간 내 복용해야

평소 ‘21+7’법칙을 잘 지킨 여성이라면 휴가철에 원치 않는 임신을 할 일이 없겠지만 저를 가까이 하지 않은 여성들은 어떻게 할까요. 그래서 제 친구를 소개하고자 합니다.

과거에 ‘사후 피임약’이라 불렸던 ‘응급피임약’이 친구입니다. 이임순 순천향대서울병원 산부인과 교수는 “평소 피임약을 복용하지 않고, 성관계 시 콘돔도 사용하지 않았다면 응급피임약 복용으로 임신을 차단할 수 있다”고 하네요. 응급피임약의 피임 성공률은 최대 85%인데 이 교수는 성관계 후 12시간 내 늦어도 72시간 내 복용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응급피임약은 24시간 내 복용하면 95%, 48시간 내 복용하면 85%, 72시간 내 복용하면 58%의 피임효과가 있습니다. 복용 후 생리가 1~2주 이상 지연되면 반드시 임신여부를 확인해야 합니다.

임신이 두려워 제 친구를 계속 복용하면 곤란합니다. 성 관계 후 72시간 내 응급피임약을 복용해도 복용시점으로부터 72시간 전에 다시 성 관계를 가지면 임신이 될 수 있기 때문이죠. 구토, 아랫배 통증, 피로, 두통, 현기증, 유방긴장감, 월경지연, 월경외 출혈, 설사 등 부작용도 48시간 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응급피임약과 함께 요즘 새로운 친구가 생겼습니다. 한번 주사를 맞으면 3개월간 피임이 가능한 피임주사제로 우리나라에서는 1년 전부터 시판되고 있죠.

먹는 것도 싫고, 주사를 맞는 것도 귀찮다면 ‘자궁 내 피임장치(루프)’가 최후의 수단이죠. 과거에는 구리선을 감은 장치를 자궁 내 삽입했지만 최근에는 호르몬 성분이 들어 있는 특수한 모양으로 고안된 루프가 사용되고 있습니다.

이임순 교수는 “불가피한 상황으로 임신이 예상된다면 성관계 후 5일 이내 산부인과를 찾아 루프를 삽입하면 임신을 차단할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일반적으로 자궁 내 루프를 삽입하면 피임효과가 3~5년 정도 유지됩니다. 주웅 교수는 “과거에는 주부들이 셋째 출산 방지하기 위해 루프를 많이 사용했는데 최근에는 젊은 여성들도 루프시술을 많이 받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콘돔 최대 15% 실패…상대방 배려 자세 필요

저를 포함한 제 친구들은 원하지 않는 임신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 이용되고 있습니다. 원하지 않는 임신을 할 경우 육체적, 정신적 고통과 함께 평생 불임이 될 수 있습니다. 인공 임신중절수술(낙태)은 본인과 배우자의 동의를 받아 유전학적 정신장애나 신체질환이 있을 때만 가능하기 때문에 신중한 대처가 필요합니다. 휴가철에 어디로 갈까 고민을 많이 하지만 막상 자신의 건강과 미래를 위한 고민은 부족한 것이 사실인데요.

이임순 교수는 이렇게 당부하네요. “우리나라 여성들은 피임을 남성들에게 맡기는 습관이 있는데 사실 콘돔을 사용했을 때 2~15% 실패 가능성이 있어 주의해야 합니다. 콘돔을 사용하면 임신차단과 함께 성병도 예방할 수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여성과 남성 모두 서로를 배려하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한 가지 팁을 가르쳐 드릴까요. 평소 생리불순 등 호르몬질환으로 애를 먹고 있는 여성이 저를 복용하면 효과를 볼 수 있고 난소암 예방에도 도움이 됩니다. 또 휴가와 생리가 겹쳐 곤란하다면 생리예정일 1주일 전부터 저를 복용하면 생리를 늦출 수 있습니다. 신혼여행 때 참고하시길. 다양한 피임방법이 있지만 자신의 건강상태에 맞는 피임법을 찾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는 것을 잊지 마세요.

김치중 의학전문기자 cj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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