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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제1야당 재건, 낡고 좁은 인식부터 버려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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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제1야당 재건, 낡고 좁은 인식부터 버려야

입력
2014.07.31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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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야당이 7ㆍ30재보선 참패의 거센 후폭풍에 휩싸였다. 그 파괴력에 김한길ㆍ안철수 공동대표체제가 맥없이 무너져 내렸다. 두 공동대표는 어제 “모든 책임을 안고 공동대표직에서 물러난다”며 동반 사퇴했다. 최고위원들도 공동책임을 지고 총사퇴 했다. 3월 야권통합으로 출범한 새정치민주연합의 투 톱 체제가 4개월 만에 허무하게 막을 내린 것이다. 새정치를 기치로 정치권에 뛰어든 안철수 의원의 정치 생명도 중대 위기에 봉착했다.

경기 수원병에 출마했다가 새누리당의 정치신인에게 완패한 손학규 상임고문은 정계은퇴를 선언했다. 재보선 참패의 파장이 어디까지 미칠지 가늠하기 어렵다. 당헌당규에 따라 박영선 원내대표를 위원장으로 하는 비대위 체제를 꾸렸지만 어디서부터 가닥을 잡아 나갈지 전망이 극히 불투명하다. 당 내에서는 책임론이 들끓고 패배주의와 자괴감이 팽배하다.

정치와 국정의 중요한 축인 제1야당의 지리멸렬과 혼란은 심히 우려되는 사태가 아닐 수 없다. 시급한 국정현안 처리에 중대한 차질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새정치연합은 스스로를 위해서만이 아니라 정치 복원을 위해서도 이른 시일 내에 재보선 참패 충격을 추스르고 당 재건에 나서야 한다.

수권능력을 갖춘 제1야당의 재건은 참패 원인 규명과 뼈를 깎는 반성 위에서만 가능하다. 당 안팎에서는 김한길ㆍ안철수 공동대표의 리더십 부재를 재보선 참패의 제1요인으로 꼽는 견해가 많다. 국민들의 빈축을 산 서울 동작을 공천파동, 불랙홀처럼 재보선 이슈를 삼켜버린 권은희 보상공천 논란 등 참패의 직접적인 원인이 된 사태에 두 공동대표의 1차적 책임이 있는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더 근원적이고 구조적인 요인이 있었다. 바로 민심 난독증(難讀症)이다. 입만 열면 민심을 강조하지만 정작 자신들은 도도한 민심의 흐름을 읽지 못하거나 아전인수 식으로 왜곡한 데서 모든 문제가 비롯됐다. 권은희 공천 문제만 해도 18명의 최고위원 가운데 겨우 두세 명만 소극적 신중론을 제기했을 뿐이라고 한다. 그것이 몰고 올 엄청난 파장을 간과한 것은 결국 일반 국민들의 눈높이에서 객관적으로 사안을 보지 못했다는 뜻이다.

이는 집단지도체제를 이끄는 리더십의 문제가 아니라 새정치연합 전체에 해당되는 총체적인 문제다. 세월호 특별법과 관련해 사리에 맞지 않은 법안을 제출해 여당에 역공의 빌미를 제공함으로써 결국 세월호 책임론을 희석시킨 것도 같은 맥락이다. 19대 총선 공천과정이나 지난 대선 때도 제1야당은 결정적인 순간에 민심과 동떨어진 선택을 함으로써 유리한 판세임에도 대세를 그르쳤다. 6ㆍ4 지방선거에서 정권 심판론이 먹혀 들지 않았는데도 이번 재보선에서 똑 같은 레퍼토리에 집착한 것도 새정치연합이 민심의 흐름을 읽는 데 무디다는 또 하나의 증거다.

새정치연합의 민심 난독증은 과거 운동권 중심의 좁은 인식에서 비롯된다는 게 우리의 생각이다. 새정치연합이 앞으로 또 어떤 지도체제를 출범시킨다 해도 그런 낡고 좁은 인식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면 또다시 민심의 흐름을 놓치고 실패를 되풀이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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