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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박 9일 땀흘려 쌓은 韓中우정 잊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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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박 9일 땀흘려 쌓은 韓中우정 잊지 말자

입력
2014.07.31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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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균관대·베이징대 학생 100명 수교 22주년 맞아 지리산 종주

"모두 세계의 주역 되리라 확신 기회 닿으면 한중 교류에 일조"

'백두더퓨처'에 참가한 성균관대와 베이징대 학생들이 23일 지리산 천왕봉에 올라 양국 우호를 다짐하며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성균관대 제공
'백두더퓨처'에 참가한 성균관대와 베이징대 학생들이 23일 지리산 천왕봉에 올라 양국 우호를 다짐하며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성균관대 제공

“지리산에서 동고동락했던 땀과 눈물, 미소를 잊지 말자.”

30일 오후 성균관대 명륜캠퍼스에서는 ‘백두더퓨처(白頭 the future)’에 참여했던 성대생 70명과 중국 베이징대 학생 30명 등 100명이 서로 부둥켜 안고 등을 두드리며 마지막 석별의 정을 나누고 있었다. 지난 22일부터 8박9일 동안 백두대간 중 하나인 지리산 종주를 힘겹게 마치고 나누는 기쁨과 격려, 아쉬움의 눈물이었다. 지리산 자연수련원을 시작으로 천왕봉을 거쳐 흥부골 자연휴양림에 이르기까지 91.7㎞에 달하는 만만치 않은 여정이었다.

성대가 전략협력 관계를 맺고 있는 베이징대에 프로그램을 제안했고 베이징대 학생들이 자비까지 들여 참가하면서 전격 성사됐다.

중국학생 대표 신싱(辛星ㆍ23ㆍ경제학과)씨는 “한국에 관심이 많은 친구의 추천으로 참여했다”며 “혼자 걸었다면 완주가 불가능했을 텐데 한국 친구들과 다양한 의견을 나누며 재미있게 걸었다”고 말했다.

출발 전 ‘한중 청년 선언문’을 작성해 낭독하면서 이번 종주의 의미를 되새겼다. 선언문에는 올해로 한중 수교 22주년을 맞아 미래 인재들이 모여 뜻을 함께한 만큼 양국의 우호 증진에 힘쓰겠다는 내용이 담겼다.

한국학생 대표 최휘진(23ㆍ정치외교학과)씨는 특히 천왕봉 등정을 생각하면 코끝이 찡해진다고 했다. 남녀 구분 없이 10㎏이 넘는 배낭을 메고 등반했는데 상대적으로 체력이 약한 여학생들이 뒤쳐지기 시작했다. 급기야 7부 능선에서 일부 여학생들은 “짐이 되기 싫다. 난 여기 두고 먼저 올라가라”며 울먹였다. 하지만 팀원들은 짐을 나눠 지며 격려했고 4시간여 만에 전원 천왕봉에 올랐다. 날씨도 도왔다. 장맛비로 물폭탄을 맞은 수도권과 달리 남부지역은 간간이 부슬비만 내렸을 뿐 선선해 산행에 더 없이 좋은 날씨가 이어졌다.

신싱씨는 “중국에도 험한 산이 많지만 지리산도 그에 못지 않다”며 “평소 운동과 등산으로 체력을 다지지 않았다면 중도 포기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산행 중 황사 문제가 대화로 오갔다고 한다. 최씨가 중국의 황사로 인한 우리나라의 피해실태를 말했고, 베이징대생들의 반박이 뒤따랐다. 최씨는 “우리나라가 황사 피해국이란 사실을 모르는 중국 친구들도 있었다”며 “이들이 고위층이 되면 황사 문제가 금세 해결될 것 같다”며 웃었다.

해단식이 진행된 29일 밤은 모두에게 잊지 못할 추억이 됐다. 베이징대생 부모들의 영상 편지가 깜짝 공개되면서 온통 눈물 바다가 됐다. 주쓰위(朱思雨ㆍ23ㆍ엔지니어링학)씨는 영어로 쓴 손편지와 미니 앨범을 팀원들에게 나눠주며 우정을 다졌다.

베이징대 학생 대부분은 처음에는 한국을 잘 몰랐다고 한다. K-팝, 드라마 등 한류 열풍도 평소 학업에만 열중하는 중국 최고 엘리트들에게는 관심사가 아니었다.

신싱씨는 “10~20년 후엔 우리가 세계 무대의 주역이 되리라 확신한다”며 “기회가 닿으면 한중 교류에 일조하고 싶다”고 말했다.

강주형기자 cubi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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