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영업이익 7조1900억원 작년 동기보다 26.4%나 떨어져
IT모바일 중심 실적 악화에 위기론 "미래 위한 투자" 정면 돌파 선언
삼성전자가 2분기 실적 악화로 인해 불거진 위기론에 대해 사상 최대 시설 투자를 통한 정면 돌파를 선언했다. ‘불확실성 속에서 변화의 주도권을 잡기 위해선 시장과 기술의 한계를 돌파해야 하고 투자도 많이 해야 한다’는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위기 속 투자 의지가 반영된 전략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올해 2분기 매출 52조3,500억원에, 영업이익은 7조1,900억원을 기록했다고 31일 밝혔다. 전년동기에 비해 매출은 8.9% 감소했으며 영업이익은 26.4%나 줄었다. 특히 영업이익이 8조원 이하로 떨어진 것은 2012년2분기(6조4,600억원) 이후 2년 만에 처음이다.
주력 사업인 스마트폰 중심의 IT모바일(IM) 부문 영업이익이 중국 업체들의 약진과 유럽시장에서의 재고 부담 등으로 전년동기(4조4,200억원) 대비 29.6%나 줄어든 게 결정적인 원인으로 분석된다. 올해 2분기 7,700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한 소비자가전(CE)과 반도체ㆍ디스플레이(DS) 등으로 구성된 DS 부문이 시장의 침체에도 전년도 수준인 2조900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리면서 추가 실적 하락을 막았다.
이명진 삼성전자 IR팀장(전무)은 2분기 결산 실적 관련 컨퍼런스콜에서 “제품 가격 경쟁이 점점 극심해지는 IM 부문과 계절적 비성수기에 접어든 CE 부문의 고전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런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삼성전자는 대대적인 반전 카드도 준비하고 있다. 사상 최대 시설 투자와 더불어 중장기 전략을 차근차근 진행한다는 포석이다. 우선 삼성전자는 2분기 실적 발표와 더불어 올해 주요 사업 시설 투자액으로 24조원을 투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기록했던 23조7,600억원대를 넘어선 사상 최대 규모다. 삼성전자는 지난 2010년 21조6,200억원을 시설 투자에 쏟아 부은 데 이어 2011년 22조6,700억원과 2012년 22조8,500억원을 각각 집행한 바 있다.
세부 투자 내용을 살펴보면 반도체 부문에 14조4,000억원을, 디스플레이 시설에 4조9,000억원을 각각 투자할 계획이다. 이처럼 휴대폰과 더불어 삼성전자의 핵심 분야로 평가 받는 반도체 분야의 투자 강화에 나선 건, 시장 성장가능성을 높게 보기 때문이다.
스마트폰과 태블릿 PC 등 모바일 기기의 대중화 바람 속에 저장장치로 사용되는 메모리 반도체 부분의 수요도 크게 늘어나고 있다. 삼성전자가 이번에 저전력에도 향상된 처리 속도로 차세대 제품으로 평가 받고 있는 V낸드와 비메모리반도체 분야에 많은 투자를 결정한 이유도 이 때문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메모리 반도체 부문 투자는 다가올 미래를 준비하는 차원에서 모두 지금 보단 차세대를 염두에 두고 책정된 것이다”고 설명했다.
디스플레이 부문 투자 마찬가지다. 삼성전자가 이번에 밝힌 디스플레이 시설 투자는 대부분 액정화면(LCD)의 뒤를 이을 제품으로 주목 받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라인 보강과 증설에 투자될 예정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이번 시설 투자를 통해 부품 사업 중심의 기술 리더십 강화와 더불어 사업 역량도 제고할 것”이라고 밝혔다.
허재경기자 rick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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