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연합 참패 전문가들 말말말
野, 선거 전략 부재가 내부 갈등도 부채질
與, 野혼란 틈타 쇄신과 혁신 이미지 선점

7·30 재·보궐선거에서 예상치 못한 참패를 당한 새정치민주연합이 사태 수습을 위해 분주히 움직이는 가운데 이번 사태가 ‘예고된 참사’였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31일, 전문가들은 새정치연합의 7·30 재보선 참패 원인을 놓고 다양한 분석을 내놓았다.
첫 번째 원인은 전략공천의 실패다. 김만흠 한국정치아카데미 원장은 “명분 없는 전략공천이 전통적인 야당 지지자들을 등돌리게 만들었다”고 평가했다. 김 원장은 “여당 적극 지지자들이 투표에 나선 것과 달리 야당 적극 지지자들이 투표하지 않은 건 새정치연합 지도부가 전략공천 이후 지지자들을 설득할만한 합리적인 이유를 댈 수 없었던 탓”이라면서 “17대 대통령선거에서 열린우리당 참패 이후 또 한번 야당 지지자들마저 야당에 등 돌리게 만든 참극”이라고 평가했다.
시사평론가 이동형씨도 SBS라디오에 출연해 “야권 패배는 전략공천의 실패”라고 정의한 뒤 “세월호 참사 이후 박근혜정부의 인사실패 등으로 인해 야권에 형성된 우호적인 분위기를 한 번에 뒤집은 게 전략공천”이라고 말했다. 이씨는 “김·안 대표가 전략공천을 하면서 새 인물을 내기 위해서라는 말을 했는데, 천정배 전 장관이나 정동영 상임고문은 배제하고 손학규 상임고문이나 김두관 전 장관을 넣는 건 말이 안 맞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새정치연합의 정치전략 부재를 지적하는 목소리도 높았다. 정치평론가 황태순씨는 “6·4 지방선거 이후 여야의 선거전략이 전혀 달랐다”면서 “새누리당이 변화하려 발버둥치는 모습을 보였다면 새정치연합은 남 탓만 하고 변명하는 모습으로 일관했다”고 비판했다. 황씨는 “새누리당은 김무성 대표 체제 가동 후 유권자들에게 역신과 변화에 대한 기대를 심어줬고 당청관계 변화에 대한 의지를 보였다” 며 “반면 새정치연합은 선거 내내 ‘박근혜정부 심판론’,‘세월호 심판론’만 내세우다가 스스로 심판론에 갇혀버렸다”고 말했다.
최창렬 용인대학교 교육대학원 교수는 “새누리당의 임기응변이 빛난 것과 달리 새정치연합은 진부했다”고 새정치연합이 이름과 같은 ‘새정치’를 보여주지 못한 게 뼈아팠다고 평가했다. 최 교수는 “지방선거 패배 이후 새누리당은 ‘새누리당을 바꾸는 혁신위원회(새바위)’를 신설하고 김무성 대표에게 당을 맡기는 등 변화하려는 모습을 보였다”면서 “반면 새정치연합은 전략공천 실패 이후에도 몇 년 간 반복된 야권연대 갈등을 수습하지 못하면서 국민의 정치적 피로감을 가중시켰다”고 말했다.
한편, 새정치연합은 이번 재보선 참패의 파장을 수습하기 위해 분주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날 오전 김한길·안철수 공동대표와 지도부가 총사퇴한데 이어 오후에는 수원병(팔달)에 출마했다가 낙선한 손학규 상임고문은 정계은퇴를 선언했다. 새정치연합은 당분간 박영선 원내대표가 당대표 직무대행을 맡아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될 것으로 보인다.
김지현기자 hyun1620@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