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병언(73·사망) 전 세모그룹 회장 도피를 도운 혐의를 받고 있는 양회정(55)씨가 사흘째 검찰에서 강도 높은 조사를 받고 31일 밤 늦게 귀가했다. 양씨를 불구속 상태에서 조사하고 있는 검찰은 구속영장 청구 여부를 고민하고 있다. 자수한 도피 조력자에 대해 불구속 수사 방침을 밝혔지만 양씨의 가담 정도가 깊고 검찰의 부실 검거 사실을 밝히는 괘씸죄까지 저지른 탓이다.
31일 인천지검 특별수사팀(팀장 이헌상 2차장검사)에 따르면 양씨는 범인 은닉 및 도피 외에도 부동산 실권리자명의 등기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 등도 받고 있다. 법원은 이미 양씨 등 10명이 차명 보유한 87억5,000만원 상당의 유씨 부동산을 가압류한 상태다. 양씨는 4월 28일 ‘김 엄마’ 김명숙(59·여)씨로부터 유씨 돈 2억5,000만원을 넘겨 받아 유씨 은신처로 쓸 경기 안성시 단독주택을 가계약하기도 했다. 검찰은 범인은닉?도피죄 외에 다른 혐의가 발견될 경우 구속 수사할 수 있다는 가능성도 열어놨었다.
검찰 관계자는 “다른 도피 조력자에 비해 범행 가담 정도가 깊고 자수 과정에도 문제가 있는 것은 맞다”고 말했다. 양씨가 29일 자수하기 전날 언론 인터뷰에서 “6월 12일 검찰의 금수원 압수수색 당시 숨어있었다”고 행적을 공개한 점 등을 가리키는 것이다.
한편 검찰은 5월 3일 양씨가 유씨와 함께 전남 순천시 별장 ‘숲 속의 추억’으로 이동할 때 이용한 벤틀리 차량(5억4,000만원 상당)을 압수했다. 또 ‘신 엄마’ 신명희(64·구속기소)씨가 은신처를 마련하라며 김씨에게 전달한 유씨의 돈 일부인 7,000만원이 든 통장도 확보했다. 차량과 통장은 모두 유씨 부자와 가깝게 지내던 A씨가 보관했었다. A씨는 경기 안성시에 거주하는 기독교복음침례회(구원파) 신도로 알려졌다.
이환직기자 slamhj@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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