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와 평가전 2승3패로 마쳐
한국 남자 농구는 2002년 부산아시안게임 금메달 이후 미끄럼을 탔다. 높이와 힘에서 밀려 외곽에서 승부를 걸 수밖에 없었다. 그러다 보니 신동파-이충희-김현준-문경은을 잇는 슈터 부재 속에 아시아의 맹주자리에서도 밀려났다.
오랜 기다림 끝에 한국 농구를 일으켜 세울 ‘명품 슈터’가 나타났다.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 때부터 주전 슈터로 나선 조성민(32ㆍKT)이 쾌조의 슛 감각으로 12년 만의 아시안게임 금메달 전망을 밝혔다.
조성민은 31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뉴질랜드와의 평가전에서 3점슛 5개를 포함해 팀 내 최다 22점을 넣었다. 대표팀은 경기 막판 버저비터를 얻어맞아 70-71로 분패했지만 조성민의 폭발력은 단연 돋보였다.
대표팀은 전반 내내 압도적인 힘을 자랑하는 뉴질랜드에 끌려갔다. 2쿼터 초반 10-25까지 뒤졌지만 3쿼터 중반부터 반격에 나섰다. 그 중심에는 조성민이 있었다. 조성민은 27-41로 뒤진 3쿼터 종료 5분34초 전 상대 수비를 앞에 놓고 과감하게 3점포를 꽂았다. 보통 동료의 스크린을 받아 3점 기회를 엿보지만 공간이 여의치 않자 자신의 힘으로 해결했다. 그는 또 3쿼터 막판 3점슛 2방을 연거푸 터트려 46-45, 팀에 첫 리드를 안겼다.
역전에 재역전 난타전이 한창일 때 조성민이 또 한번 해결사로 나섰다. 조성민은 종료 1분40여 초 전 64-65로 밀린 가운데 3점슛을 터뜨렸다. 조성민의 한 방으로 근소한 우위를 잡은 대표팀은 종료 2초를 남기고 상대에 공격권을 넘겨줬다. 뉴질랜드는 결국 커크 페니가 장거리 버저비터 3점슛을 성공시켰다. 느린 화면으로 볼 때 종료 버저가 울리고 페니의 손에서 공이 떠났으나 결과는 번복되지 않았다.
이로써 대표팀은 원정 평가전 3경기, 국내 평가전 2경기를 더해 뉴질랜드와의 평가전을 2승3패로 마무리했다. 8월 국제농구연맹(FIBA) 월드컵, 9월 아시안게임을 앞둔 대표팀은 앞으로 5일간 휴식을 취하고 진천선수촌에 다시 모인다.
한편 평일 낮에 경기가 열렸음에도 평가전에는 2경기 연속 만원 관중이 들어찼다. 이날 잠실학생체육관에는 6,523명의 관중이 찾아 농구 대표팀에 쏟아지는 기대감을 보여줬다.
김지섭기자 oni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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