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랑 끝으로 내몰렸던 팬택이 채권단의 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 결정으로 경영 정상화 기회를 다시 한번 갖게 됐다.
31일 채권은행과 팬택 등에 따르면 우리와 농협 등 주요 채권은행들은 이날 주채권 은행인 산업은행에 팬택 정상화 방안 수정안에 찬성 입장을 전달했다. 산은(채권액 비중 43%)과 우리(32%), 농협(16%) 등 3개 채권은행이 수정안에 찬성 의사를 표시하면서 채권액 기준 75% 이상인 가결 요건은 이미 충족하게 됐다.
팬택은 올 3월 워크아웃이 개시됐지만 채권단이 이통사들의 출자전환을 요구하면서 워크아웃에 따른 채무 조정이 지금까지 미뤄졌다. 채권단은 지난 4일 이통 3사의 출자전환 참여를 전제로 한 팬택 경영 정상화 방안을 채택한 바 있다. 채권단이 3,000억원, 이통 3사가 1,800억원의 채권을 팬택에 출자전환하고 채권단은 원금 상환유예와 이자율 인하 등의 조치를 한다는 내용이다. 여기에 이통사는 팬택 제품에 대한 최소 구입 물량을 보장한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하지만 이통사가 출자전환과 구입물량 보장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면서 정상화 방안에 따른 채무조정이 미뤄졌다.
그런데 이통사들이 최근 출자전환 대신 채무 상환을 유예하는 것으로 이견이 정리되면서 실타래도 풀렸다. 팬택으로선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 대신 워크아웃의 길로 들어서면서 한숨을 돌릴 수 있게 됐다. 특히 워크아웃 지속과 더불어 기술력 갖춘 임직원들을 그대로 이끌고 갈 수 있게 됐다는 점이 긍정적이다.
하지만 여전히 신규 물량 공급과 협력사 대금 지급 등 당장 해결해야 할 산적한 문제들도 많다. 타사와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는 신제품 개발도 시급하다. 가격 경쟁력 등 마케팅 능력을 통해 흑자로 돌아설 수 있는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것도 중요하다. 팬택 관계자는 “회사가 다시 한번 재도약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됐다는 점에서 채권단의 결정을 환영한다”며 “하루빨리 워크아웃을 졸업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허재경기자 rick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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