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중일(51) 감독이 이끄는 인천 아시안게임 야구 대표팀 마운드가 불안하다.
아시안게임은 매 경기가 ‘한국시리즈 7차전’이다. 지면 탈락이기 때문이다. 상대에 대한 정보가 충분치 않은 상황에서 필승의 조건은 강한 마운드다. 투수, 타자가 서로 모른다고 가정할 때 유리한 쪽은 투수다. 우리나라가 2008 베이징올림픽,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등에서 화끈한 타격으로 승리한 기억은 별로 없다.
하지만 아시안게임을 불과 49일 앞둔 시점에 믿었던 투수들이 난타를 당하고 있다. 임창용 차우찬(이상 삼성) 봉중근(LG) 양현종(KIA) 이재학(NC) 이태양(한화) 등 최종 엔트리에 든 11명 중 6명이 뭇매를 맞고 있다. 가뜩이나 류현진(LA 다저스) 오승환(한신) 윤석민(볼티모어)이 없는 마당에 국내에서 가장 잘 던진다는 투수들마저 흔들려 불안감이 증폭되고 있다.
임창용(38)과 봉중근(34)은 지난 30일 대구 삼성-LG전에서 약속이나 한 듯 블론세이브를 저질렀다. 7-6으로 앞선 9회초 등판한 임창용이 2사 1루에서 역전 투런 홈런을 허용했다. 전날까지 시즌 홈런이 1개뿐인 손주인에게 평범한 직구를 던지다 승리를 날려 버렸다. 봉중근은 더 심했다. 8-7로 역전한 9회말 2사 후 마운드에 올랐지만 아웃카운트 1개도 잡지 못한 채 3안타 1볼넷 몸에 맞는 공 1개로 2점을 내줬다.
대표팀 에이스 양현종(26)도 최근 흐름이 좋지 않다. 지난달 18일 올스타전에 선발로 나선 탓인지 22일 광주 LG전(5이닝 3실점) 27일 대전 한화전(6이닝 5실점)에서 숱한 위기 상황을 겪었다. 4월(2.73) 5월(2.58) 2점대 평균자책점을 찍은 양현종은 6월(6.18), 7월(4.03) 등 날씨가 더워지면서 평균자책점이 치솟았다. 부쩍 늘어난 볼넷이 문제다.
이 밖에 이태양(24)은 7월에만 8실점 이상 경기를 두 차례 했다. 이재학(24)도 7월24일 대전 한화전에서 2.1이닝 7실점으로 무너졌다. 왼손 불펜 자원 차우찬(27)도 컨디션이 들쭉날쭉 해 믿음을 주지 못하고 있다.
함태수기자 hts7@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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