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적인 수요감소와 디젤차량의 부상으로 침체의 늪에 빠진 액화석유가스(LPG) 산업이 LPG 렌터카의 수요 급증으로 기지개를 펴고 있다.
31일 전국렌터카사업조합연합회 등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전국 렌터카 등록차량은 36만4,695대로 이 중 절반 가까운 약 17만대가 LPG 차량이다. 휘발유 차량은 32%, 경유 차량은 20%에 그쳐 렌터카 시장에서는 LPG차량이 최고 인기차량으로 자리잡았다.
LPG차량의 인기는 무엇보다 저렴한 차량 유지비 때문이다. 지난달 기준 LPG연료 가격은 전국평균 1,053원으로 휘발유 가격(1,853원)의 57% 수준이다. LPG차량의 연비가 휘발유 차량의 80% 수준인 것을 감안해도 경제적이다. 실제로 LF소나타 차량을 LPG 렌터카로 연간 2만㎞를 운전하면 동급의 휘발유 차량보다 87만원이 절약된다. 이런 경제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LPG차량 수요자들은 대부분 중ㆍ대형차를 선호하고 있다. 현대차 소나타와 그랜저, 기아차의 K5, 르노삼성의 SM5 등 4개 차종이 전체 LPG 이용차량의 80%를 차지하고 있다.
LPG차량 수요는 렌터카 이용이 늘어나면서 덩달아 증가하고 있다. 일반 승용차의 경우 LPG차량은 택시업계나 국가유공자, 장애인 등만 구입이 가능하지만 렌터카는 승용차라고 해도 이용자 제한이 없다. 렌터카업계 분석에 따르면 렌터카 시장은 최근 10년 동안 법인용 장기 렌터카 시장의 확대에 힘입어 연평균 15%씩 성장했으며, 최근에는 개인용 장기 렌터카 이용자도 급증하고 있어 향후 3년간도 연평균 13%의 성장이 예상된다.
렌터카 시장을 제외하면 LPG 수요는 지속적으로 감소세다. 가정용 연료시장은 액화천연가스(LNG)에 밀려 2000년 이후 도시지역에서는 거의 자취를 감췄다. LPG 수요의 절반을 차지하는 자동차 시장에서도 2011년 이후 감소세로 전환됐다. 더구나 내년 9월부터 경유 택시에도 유가보조금이 지급될 예정이라 LPG 수요는 추가로 감소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LPG업계 관계자는 “렌터카 시장이 수요감소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LPG업계에 구원투수가 되고 있다”며 “완성차 업체와 협력해 연비향상을 위한 기술개발에 나서는 방안도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강철원기자 str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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