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당국의 저우융캉(周永康) 전 정치국 상무위원 겸 정법위원회 서기 조사가 지난해 보시라이(薄熙來) 사건처럼 한편의 ‘막장 드라마’로 치달을 조짐을 보이고 있다. 중국과 홍콩 언론들이 당국의 저우융캉 조사 착수 이후 그의 과거 직장동료, 이웃 등을 취재해 여성관계, 가족관계, 출세 배경 털기에 나섰기 때문이다.
중국의 한 인터넷언론은 30일 CCTV 앵커로 그 동안 중화권 언론 등을 통해 저우융캉의 내연녀로 알려진 선빙(沈氷)과 예잉춘(葉迎春)이 최근 체포됐다는 소문이 있다고 보도했다. 일부 언론을 통해 공개된 저우융캉의 현 부인 자샤오예(賈曉燁)로 추정되는 미모의 여성사진은 인터넷 공간에서 큰 화제가 되고 있다.
중국언론은 소문으로 떠돌던 저우융캉의 ‘조강지처 살해설’에도 초점을 맞추기 시작했다. 중화권 언론에서 제기된 살해설은 저우융캉이 쓰촨(四川)성 당서기 시절 자신보다 28세 연하였던 CCTV 기자 자샤오예와 결혼하려고 조강지처 왕수화(王淑華)를 청부살해했다는 주장이다.
홍콩 봉황망은 31일 저우융캉의 과거 직장동료와 이웃 등을 인용해 왕수화가 저융캉의 내연녀 문제로 공개 장소에서 소란을 피웠던 사례 등을 소개하고 왕수화를 치어 사망케 한 차량이 군용번호판을 단 차량이었다고 소개했다. 저우융캉의 과거 직장동료는 “저우융캉이 왕수화와 이혼한 뒤 한 번은 베이징의 관료 부인들이 왕수화의 기분 전환을 위해 베이징 교외의 한 휴양지에서 모임을 열었는데 그 기간 왕수화가 군용번호판을 단 차량에 치여 숨졌다”고 증언했다는 것이다. 왕수화가 숨진 것은 2000년으로 추정되며 저우융캉은 이듬해 자샤오예와 결혼한 것으로 알려졌다. 왕수화와 고부 갈등 속에 저우융캉 모친이 목을 매 자살했다는 증언도 나왔다.
그러나 저우융캉의 복잡한 여성관계는 아직은 실체가 확인된 것이 없다. ‘조강지처 살해설’ 역시 저우융캉이 왕수화 사이에서 난 자식과 여전히 끈끈한 부자관계를 유지해온 점 등을 고려하면 무리가 있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그런데도 저우융캉의 사생활을 둘러싼 의혹이 봇물 터지듯 쏟아지는 배경에는 공개적인 망신주기로 이번 조사의 명분을 강화하려는 당국의 의도가 깔렸다는 해석도 나온다.
이태무기자 abcdef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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