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아프리카의 에볼라출혈열 확산으로 현지 의료지원에 나섰던 미국 평화봉사단원 전원이철수를 결정했다. 라이베리아에서는 휴교령이 내려졌고 스페인에서 의심환자가 발견됐다. 며칠 전 케냐 방문 뒤 발병이 의심됐던 홍콩 여성은 에볼라 감염은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외신에 따르면 미국 평화봉사단은 30일 기니, 라이베리아, 시에라리온 등 3개국에 파견한 단원을 전원 철수시킨다고 밝혔다. 평화봉사단은 기니에 102명, 라이베리아에 108명, 시에라리온에 130명의 자원봉사자를 두고 현지 주민들의 농사, 교육, 보건을 지원해 왔다. 평화봉사단 대변인은 자원봉사자 2명이 에볼라에 감염돼 의료기관에서 격리치료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기니에 이어 에볼라출혈열이 확산된 시에라리온 대통령은 31일 비상사태를 선언했다. 역시 에볼라가 번지고 있는 라이베리아 정부는 전국에 휴교령을 내렸다. 라이베리아 대통령은 공무원 대부분을 자택에 머물도록 하고 에볼라가 유행 중인 기니와 시에라리온 국경 인근의 시장 운영도 중지하라고 지시했다.
스페인에서도 에볼라 의심 환자가 있었던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한 EU 소식통은 “스페인 발렌시아에서 의심환자가 발생했을 때도 환자를 격리한 후 검사를 재빠르게 진행했다”며 EU 가입국들은 모두 전염병 전문 병원과 치료요법을 갖추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감염된 사람이 유럽에 올 수 있다는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면서도 “EU는 감염 환자를 추적하고 감염 확산을 재빠르게 막을 방법들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영국 필립 하몬드 국방장관도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는 에볼라 바이러스를 심각한 위협으로 보고 있다”며 “우리는 새롭게 증가하는 위협에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유엔 산하 국제민간항공기구(ICAO)는 이날 각국 보건 당국자들이 참여한 가운데 에볼라 바이러스의 확산을 막기 위한 대책을 논의했다. 앞서 케냐를 17일간 여행하고 돌아온 뒤 에볼라 감염 유사 증상을 보여 격리 치료를 받던 홍콩 여성은 검사 결과 감염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김범수기자 bskim@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