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이면 어김없이 찾아오는 '불청객' 매미가 올해 제주에서 거의 보이지 않아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다.
제주에서는 해마다 보통 6월 25일을 전후해 매미 울음소리가 들리기 시작하지만 올해는 한 달이 지난 31일 현재까지 매미 울음소리가 거의 들리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정세호 제주도민속자연사박물관 자연사과장은 올해는 지난 23일 제주시 아라동에서 처음으로 매미 울음소리를 들었다고 말했다. 그것도 아주 맥없는 소리였다고 한다.
지금도 우렁찬 매미 울음소리는 들리지 않고, 오전 11시에서 오후 2시 사이에 극히 일부 장소에서만 들을 수 있는 수준이다.
1993년부터 20년 넘게 곤충을 연구한 그는 "매미 울음소리가 이처럼 늦어진 것은 처음 있는 일"이라며 놀라워했다.
매미 소리가 늦어진 이유로는 기온을 들었다. 6월은 물론 이달 들어서도 아침, 저녁으로 선선한 날씨가 이어지면서 땅속 온도가 충분히 올라가지 않아 매미들이 밖으로 나오지 않았다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달 25일부터 처음 매미 소리를 들었다는 지난 23일까지 제주시 지역의 평균 기온은 24도로 지난 2012년 같은 기간 평균 기온 25.2도보다 1.2도나 낮았다. 이 기간 낮 최고기온의 평균치도 26.6도로 2012년 낮 최고기온 평균치 27.7도보다 1.1도 낮다. (지난해에는 유례없이 덥고 가물었기 때문에 그 전년도와 비교)
이달 한 달간 평균 기온은 24.7도로 최근 10년간 같은 달 평균 기온 중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예부터 '매미가 울면 장마가 지나간다'는 말이 있지만, 올해는 마른 장마여서 비도 오지 않았고 기온이 상대적으로 낮아 매미의 활동 시기가 이처럼 늦어진 것이다.
우리가 흔히 보는 말매미는 뜨거운 여름 약 4주 정도 생존하면서 짝짓기를 하고 나무껍질에 산란하는데 이듬해 봄에 알에서 나온 유충이 땅속으로 들어가 7년 정도 생활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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