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야흐로 록페스티벌의 계절이다. 8월 1일 인천에서 열리는 펜타포트락페스티벌을 시작으로 부산국제록페스티벌, 시티브레이크, 슈퍼소닉, 나우페스티벌이 연이어 열린다. 수도권에서만 대형 록페스티벌이 5개나 열렸던 지난해에 비해 몸집이 좀 줄었지만 올해도 쟁쟁한 국내외 음악가들이 무대에 오른다. 수십 팀의 해외 출연진 가운데 꼭 챙겨볼 만한 팀을 엄선했다.
전설들의 귀환


퀸 vs 오지 오스본
퀸+애덤 램버트 Bohemian Rhapsody
오지 오스본 Crazy Train
히트곡으로 치면 올해 무대에 오르는 팀 중 퀸(14일 슈퍼소닉)을 앞설 이가 없다. ‘보헤미안 랩소디’ ‘위 아 더 챔피언’을 비롯해 세대를 초월한 명곡들을 들을 수 있다. 프레디 머큐리 대신 애덤 램버트가 브라이언 메이와 호흡을 맞춘다. 머큐리의 아성을 넘을 순 없겠지만 3옥타브를 넘나드는 램버트와의 조화도 결코 나쁘지 않다. 꿩 대신 닭이란 말이 딱 어울리는 조합이다.
원조 헤비메탈 음악가인 오지 오스본(9일 시티브레이크)은 자신의 밴드를 이끌고 12년 만에 국내 팬들과 재회한다. 최근 그가 재결성에 참여했던 전설의 헤비메탈 밴드 블랙 새버스의 첫 내한공연을 기대했던 사람이라면 아쉬워할 수도 있겠지만, 예순여섯의 노장이 ‘크레이지 트레인’ ‘미스터 크라울리’ 등의 명곡을 노래하는 모습을 다시 보긴 쉽지 않을 것이다. 기타리스트로는 2009년 탈퇴한 잭 와일드 대신 거스 지(Gus G)가 함께한다.
핫 스타와 팝 스타


마룬5 vs 레이디 가가
마룬5 Maps
레이디 가가 Artpop
마룬5(10일 시티브레이크)는 세 차례 내한공연으로 국내 팬들과 이미 친숙한 밴드다. 신곡을 내면 국내 아이돌 가수의 노래들과 함께 인기 차트에 오를 정도로 10~30대에게 폭넓은 사랑을 받고 있다. 2년 만에 국내 무대에 오르는 이들은 이번 공연에서 9월 공개할 새 앨범 수록곡 중 일부를 연주할 예정이다.
가수에서 시작해 행위예술가로 변하고 있는 레이디 가가(16일 나우)도 여름 음악 축제 출연진에 이름을 올렸다. 세 번째로 내한하는 가가는 지난해 발표한 앨범 ‘아트팝’ 수록곡과 기존 히트곡 위주로 공연한다. 특유의 파격적인 의상과 독특한 무대 세트를 기대하는 팬이라면 이번에도 크게 실망할 일은 없을 듯하다.
영국이냐 미국이냐


카사비안 vs 데프톤스
카사비안 Fire
데프톤스 My Own Summer
올 여름 공연하는 영국 밴드 중 가장 주목을 받는 건 카사비안(2일 펜타포트)이다. 스톤 로지스에서 프라이멀 스크림, 오아시스까지 자국 선배들의 유산을 이어받은 밴드로 2008년에 이어 두 번째 내한공연이다. 트래비스, 스타세일러, 막시모 파크, 호러스(이상 펜타포트), 스피리추얼라이즈드(시티브레이크), 더 1975(슈퍼소닉) 등도 올 여름 만날 수 있는 영국 팀들. 헤비메탈 팬이라면 30년차 밴드 리지 보든(펜타포트)의 첫 내한공연을 놓치지 마시길.
인디 밴드가 주를 이룬 예년과 달리 올 여름 한국을 찾는 미국 밴드들은 메탈이나 펑크 계열이 많다. 1990년대 얼터너티브 메탈을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그룹인 데프톤스(9일 시티브레이크)가 대표적이다. 관록의 헤비메탈 밴드 수어사이들 텐던시스(펜타포트), 그룹 본 조비의 기타리스트 리치 샘보라, 뉴 메탈 밴드 후바스탱크, 펑크 팝 밴드 뉴 파운드 글로리(이상 시티브레이크), ‘섬웨어 오버 더 레인보’로 유명한 임펠리테리(부산) 등도 주목할 만하다.
아시아의 저력


윈켄 딜러리엄 vs 크로스페이스
윈켄 딜러리엄 Growe
크로스페이스 Countdown to Hell
여름 록페의 숨은 강자들은 아시아의 록 밴드다. 올해도 일본, 중국, 대만, 말레이시아 등에서 온 록 밴드를 만날 수 있다. 가장 눈에 띄는 팀은 말레이시아의 익스트림 메탈 밴드 윈켄 딜러리엄(10일 부산)이다. 2004년 결성해 2009년 데뷔한 이 괴물 같은 팀은 동남아는 물론 유럽과 미국에서 공연할 정도로 실력을 인정 받고 있다.
윈켄 딜러리엄에 맞서는 일본 팀은 오사카 출신의 크로스페이스(1일 펜타포트)다. 야수처럼 질주하는 드럼과 강력한 보컬로 록 마니아의 주목을 받아온 그룹이다. 일본 팀 중에선 펑크 록 밴드 로코 프랑크(시티브레이크)와 오키나와 출신 팝 밴드 오렌지 레인지(펜타포트)도 주목할 만하다. 중화권의 록 음악이 궁금하다면 대만의 팝 밴드 레드 플라워(펜타포트), 중국 펑크 밴드 SMZB(부산)를 추천한다.
다양한 장르를 즐기자
루페 피아스코 vs 펜타토닉스
루페 피아스코 Daydreamin’
펜타토닉스 Daft Punk
여름 음악 축제엔 록 음악 말고도 다양한 장르가 공존한다. 4년 만에 두 번째 내한공연을 하는 루페 피아스코(10일 시티브레이크)는 올 여름 페스티벌 무대에 오르는 유일한 미국 힙합 스타다. 사회ㆍ정치적 메시지를 담은 가사로 유명한 그는 힙합에 록, 솔 등을 섞은 얼터너티브 랩을 구사한다. 8월 발표할 예정인 앨범 수록곡을 이번 공연에서 먼저 들을 수 있다.
록 페스티벌에서 아카펠라 그룹을 만나보는 건 어떨까. 미국 텍사스 출신인 펜타토닉스(10일 시티브레이크)는 2011년 NBC 오디션 프로그램 ‘싱오프’에서 우승하며 주목 받기 시작한 5인조 그룹이다. 기존의 아카펠라에 일렉트로닉, 리듬앤블루스, 레게 등을 접목해 현대적인 아카펠라 음악을 들려준다.
고경석기자 kav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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