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세 이상 부모·3세 미만 아이, 간편 수속·앞좌석 배정 서비스
당뇨환자용·유아용 기내식도 가능, 출발 2~3일전 항공사 홈피 예약
경유 항공편 무료 시티투어 등 몰라서 놓치는 서비스 많아
본격적인 휴가철이다. 휴양지로 떠나는 가족단위 여행객이나 친구들과의 우정을 나누려는 대학생 배낭여행족, 일 따위는 훌훌 털고 힐링을 목표로 한 직장인들. 통계청에 따르면 출국하는 해외여행객이 2005년 1,000만 명을 넘어서더니 지난해 1,490만여 명이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그런데 이들 중 일등석이나 비즈니스석을 이용한 여행객은 몇 명이나 될까. 아마도 대부분은 일반석에 몸을 싣고 장시간 비행을 했을 것이다. 조금만 부지런해지면 일등석 못지 않은 VIP급 항공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면 어떤가. 아는 사람만이 혜택을 누릴 수 있는 서비스들을 소개한다.
가족 단위 여행객은 국내 항공사를
직장인 맘 송혜경(34)씨는 얼마 전 휴가를 맞아 친정부모님과 6살, 2살 두 아들을 데리고 동남아로 여행을 다녀왔다. ‘힘들었겠다’는 주변의 반응과 달리 그녀는 “너무 편하게 다녀온 여행”이라고 흐뭇해했다. 송씨는 “항공사의 특급 서비스를 누릴 대로 누렸다”고 말했다. 그녀는 국내의 한 항공사를 이용했는데 60세 이상의 부모님을 대동해 간편한 탑승 수속을 마쳤을 뿐만 아니라 3세 미만의 아이 덕분에 다리를 뻗을 수 있는 항공기 앞 좌석에 앉아 6시간의 비행을 무사히 마쳤다. 끝이 아니다. 여행하는 날에 남편의 생일이 겹쳐 축하 케이크를 선물했고, 당뇨로 고생하시는 친정어머니께는 식사조절을 위한 당뇨식을 대접했다. 항공사의 서비스가 송 씨의 고민을 해결해 준 것이다. 그는 “가족 중 누군가만 부지런하게 항공사 홈페이지의 사전신청 제도를 이용하면 특급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고 했다.
송씨가 혜택을 누린 서비스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펼치고 있는 ‘고객 맞춤형 서비스’의 일환이다. 출발 2일~3일전 항공사 홈페이지와 ARS를 이용하면 된다. 생후 7일부터 3세 미만의 유아를 대동하면 유아용 기내식과 안전의자, 요람, 아기띠는 물론 좌석도 경우에 따라 앞 좌석으로 배려를 받을 수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효 서비스’로 사전접수 한 국제선 이용객들에 사전좌석 배정과 전용카운터 탑승 수속 서비스를 실시 중이다. 국내 항공사를 이용하는 또 하나의 특권은 저지방식, 당뇨식, 저열량식, 저자극식, 저염식, 클루텐 제한식 등 식사 조절식을 선택할 수 있다. 이슬람교식, 힌두교식 등 종교식도 있다는 사실. 이제 반려동물을 두고 떠나는 여행은 상상하지 않아도 된다. 두 항공사는 개, 고양이, 새에 한해서 케이지를 포함해 무게가 5㎏미만의 경우라면 기내 반입을 허하고 있다. 단 1인당 한 마리만 반입이 가능하지만, 한 쌍의 새나 6개월 미만의 강아지와 고양이는 한 케이지에 넣어 운송할 수 있다. 운송용기를 포함한 동물 무게가 32㎏미만일 경우 수하물로 위탁 가능하다.
무료 서비스도 잊지 말아야
대학생과 직장인들의 해외여행은 ‘비용절감’이 목표이자 필수 사항이다. 대학생들은 장거리를 여행할 시에도 직항보다는 경유지를 몇 군데 돌더라도 값싼 항공권을 선호한다. 직장인이라고 다르진 않을 터. 이들의 마음을 헤아려 주는 해외 항공사들이 있다.
중동 지역의 카타르항공은 도하 국제공항을 환승하는 승객을 대상으로 지난 2월부터 도하 시티 투어를 무료로 제공 중이다. 카타르항공은 원래 도하 공항에서 머무는 시간에 따라 환승객들을 위해 유료로 도하 시티 투어와 사막 투어를 실시해왔다. 시티 투어는 도하 국제공항에서 5시간 이상 12시간 미만 스톱 오버하는 여행객이라면 누구나 공항 내에 위치한 시티 투어 카운터에서 무료로 신청 가능하다. 투어는 현지 시간으로 오전 8시와 10시, 오후 1시와 7시30분에 출발하는 일정으로 매일 4회 실시하고, 약 3시간에 걸쳐 도하의 주요 랜드마크를 돌아보게 된다. 유명 건축가 아이오 밍 페이가 건축 디자인한 이슬람 예술 박물관과 해안 7㎞ 산책로인 코르니쉬, 최첨단 초고층 빌딩들이 밀집한 웨스트베이, 전통과 예술의 마을 카타라 등을 한 번에 돌아볼 수 있는 기회다. 사전 예약은 불가하고 1회당 인원은 선착순으로 26명(단체 그룹 신청자는 제외)으로 제한된다. 마감되면 유료 투어를 이용해야 하는데 시간대에 따라 시티 투어는 45달러~90달러(약 4만6,000원~9만2,000원)이며 사막 투어는 70달러~150달러(약 7만2,000원~15만4,000원)다.
여행객들의 또 다른 고민은 공항에서 휴대폰 로밍을 해가느냐 마느냐다. 해외로밍시 각 통신사의 무제한 데이터 서비스를 이용할 경우 하루에 9,000원~1만원 정도의 비용을 내야 한다. 일주일 정도의 여행 계획을 세워뒀다면 6,7만원대의 추가 비용이 드는 셈이다. 하지만 일본 여행에서만큼은 비용 걱정을 덜 수 있다. 일본항공은 동일본전신전화주식회사(NTT)와 손잡고 지난달 말부터 모든 외국인 승객들에게 동부 지역(도쿄 외 16곳)에서 14일간 사용할 수 있는 무료 와이파이 아이디와 패스워드를 발급한다. 일본항공의 홈페이지에서 ‘NTT EAST free Wi-Fi’ 배너를 클릭해 접수하면 된다. 일본항공측은 “총무성에 따르면 방일 외국인 관광객의 50%가 무료 와이파이 이용을 희망한다”며 여행자들의 편리성과 만족도를 향상시킬 서비스라고 밝혔다.
한국 여행객 편의 도모하는 해외 항공사
기쁜 마음으로 해외 여행지에 도착했지만 긴 줄이 늘어선 입국 절차는 참기 힘들다. 가루다인도네시아항공은 이런 불편함을 한 번에 해결했다. 인천-자카르타 노선을 이용하는 여행객들은 ‘기내 입국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이민국 직원들이 직접 좌석을 돌며 입국 수속을 진행하는 것이다. 착륙하기 전에 사전 입국 심사를 완료해 시간을 절약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이민국 직원이 여권에 입국 도장을 찍는 시간은 단 1분도 걸리지 않으며, 심사 후 받는 입국 카드를 공항에 제출만 하면 된다. 비행기를 빠져 나와 입국 심사를 건너 뛰니 바로 공항을 빠져나갈 수 있다. 이 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해서는 먼저 인천공항 가루다인도네시아항공 D카운터에서 항공권 발권 후 바로 옆 도착비자 서비스 카운터에 35달러를 지불하고 비자를 구입하면 된다. 탑승 후 이민국 직원에게 도착비자와 여권을 함께 제시하면 입국 수속이 완료된다. 가루다인도네시아항공은 조만간 인천-발리 구간 항공기에도 서비스를 도입할 예정이다.
핀란드 항공사인 핀에어는 인천-헬싱키 노선을 운항하는 전 항공기에 외항사 중 가장 많은 4명의 한국인 승무원을 탑승시키고 있다. 한국 승객들은 기내에서만 아니라 헬싱키공항에 도착하면 환승 구간에 한국어 표지판도 볼 수 있다. 핀에어는 유럽 공항 최초로 한국어로 된 표지판을 설치한 것이다. 지난해 5월부터는 유럽연합(EU) 여권을 가진 승객들과 함께 한국 여권 소지자에게도 자동 출국심사 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다. 독일의 루프트한자항공도 한국어 가이드 서비스(유료)와 웰컴 패밀리 서비스를 통해 프랑크푸르트나 뮌헨 공항에서 직원이 환승, 수하물 찾기, 교통편 등을 직접 안내하는 서비스다. 독일이 초행길인 여행객들에게 유용한 서비스다.
강은영기자 kis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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