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의 남자' 대결구도 최대 관심, 서갑원 상대로 예상 넘는 분투
새누리당 이정현 후보와 새정치민주연합 서갑원 후보의 양강 구도로 전개된 전남 순천·곡성 재보궐선거는 50%가 넘는 이번 선거 최고의 투표율을 보이며 치열한 접전을 벌였다.
전통적 야당 텃밭임에도 지역발전론을 들고 나온 이 후보의 선전으로 전국적인 관심을 모았다. 특히 각종 여론조사 결과 두 후보가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는 결과가 계속 나오면서 예측하기 힘든 상황이 전개됐다. 박근혜 대통령의 복심으로 불리며 현 정권에서 청와대 홍보수석을 지낸 이 후보와 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의전비서관 출신인 서 후보간 ‘왕의 남자’ 대결도 흥행에 일조를 했다.
이 후보는 당의 지원을 받지 않고 자전거를 타고 다니며 시민 한 사람 한 사람을 만나는 등 나 홀로 선거전을 벌이며 지지세를 확산시켰다. 이 후보는 ‘미치도록 일하고 싶습니다’라는 슬로건으로 ‘일단 기회를 주시고, 맘에 안 들면 2년 후에 갈아치우면 된다’는 전략으로 민심을 파고들었다.
박근혜 정부의 힘 있는 인물을 내세운 지역 발전론과 ‘호남에 예산을 쏟아 붓겠다’고 공언했다. 지역의 최대 숙원인 순천대 의대 유치 추진과 순천만정원의 국가정원 지정, 인재 등용, 광양항 주변 산업단지 대기업 유치와 청년 일자리를 마련하겠다고 호소했다. 이 같은 전략은 야당 텃밭의 민심을 움직이게 했다는 분석이다.
서 후보는 ‘국민 무시, 야당 무시, 호남 무시의 정부’라며 박근혜 정부 심판론을 전면에 내세웠다. 그는 “세월호 참사에 이어 인사 참사, 무능 정권을 심판하고 2017년 정권 교체를 위해 반드시 야당이 승리해야 한다”고 지지를 호소했다.
서 후보는 야권의 텃밭임에도 불구하고 이 후보의 지역발전론과 예산폭탄론이 먹혔다는 위기감 때문에 선거기간 내내 고전을 면치 못했다. 통합진보당 김선동 전 의원에게 지역을 내주면서 지역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은데다 지역의 당내 내부분열도 표심에 영향을 끼쳤다는 해석도 나왔다. 새정치민주연합 측은 바닥 민심이 심상치 않는 분위기가 연출되자 김한길, 안철수 공동대표를 비롯한 지도부가 총동원되고 순천에 천막당사까지 설치하며 총력전을 폈다.
순천·곡성=하태민기자 ham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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