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의 간판 스타로 떠오른 손흥민(22ㆍ레버쿠젠)이 고국 팬들 앞에서 기량을 마음껏 뽐냈다.
손흥민은 30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LG전자 초청 레버쿠젠 한국투어 FC서울과의 친선 경기에서 왼쪽 날개로 풀타임 뛰며 팀의 2-0 승리를 이끌었다. 날카로운 돌파와 감각적인 패스, 한 곳에 얽매이지 않고 그라운드 곳곳을 폭넓게 누비는 왕성한 활동량까지 세계 톱 클래스의 능력을 발휘했다.
비록 골은 터트리지 못했지만 4만6,722명의 관중으로부터 박수갈채를 받기에 충분한 활약이었다. 1980년대 중반 레버쿠젠에서 분데스리가와 UEFA컵(유럽챔피언스리그)우승을 이끈 한국 축구의 전설 차범근 SBS 해설위원이 직접 손흥민의 경기를 지켜봤다.
손흥민은 자신을 향한 팬들의 관심에 골로 보답하기 위해 친선전이지만 정규시즌 경기처럼 뛰었다. 전반 3분과 7분에 동료에게 절묘한 패스로 찬스를 만들어줬던 손흥민은 29분에 아크 오른쪽에서 페널티박스 안으로 치고 들어가 오른발 슈팅을 날렸지만 살짝 빗나갔다. 36분에는 슈팅이 크로스바를 넘어갔다.
손흥민은 후반에도 지치지 않고 달렸다. 후반 2분 만에 페널티아크 왼쪽에서 팀의 첫 슈팅을 기록했다. 후반 29분에는 페널티지역 안에서 넘어지면서도 슈테판 키슬링에게 패스를 성공시켜 슈팅을 이끌어냈고, 36분에는 회심의 슈팅을 날렸지만 골키퍼 정면으로 갔다. 찌는 듯한 무더위 속에서도 손흥민은 마지막까지 집중력을 잃지 않아 팬들의 환호를 받았다.
손흥민은 경기 후 “친선경기지만 정규시즌처럼 다들 열심히 해줘 고맙고 부상 선수 없이 끝난 것에 대해 만족스럽다”며 “독일에 돌아가서 경기력을 끌어 올려 시즌 첫 경기부터 발전된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로저 슈미트 레버쿠젠 감독은 “손흥민은 항상 만족하지 않고 발전하려고 한다. 이런 잠재력이 앞으로 더 발휘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최용수 서울 감독은 “손흥민이 고등학교 1학년 때 경기 뛰는 것을 본 이후, 오늘 그의 경기를 처음 본다. 이 정도 일줄 몰랐다. 왜 분데스리가에서 세계적인 선수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지 알았다. 장점이 한 두 가지가 아니다. 한국 축구의 큰 보물이 될 것 같다”고 칭찬했다. 김지섭기자 oni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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