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의 중진 및 대선주자급 정치인에 맞선 경기 김포와 평택의 새누리당 정치신인들이 30일 실시된 재보선에서 맹활약을 보였다. 두 지역의 정치신인들은 선거운동 내내 대등하거나 박빙우세의 경쟁을 벌이다 투표함이 열린 개표 초반 거물급 야당 정치인을 10%포인트가량씩 앞서며 혼쭐을 냈다.
김포의 경우 새누리당 홍철호 후보는 개표 초반부터 50%대 중반을 유지하며 40%초반에 머문 새정치연합 김두관 후보를 시종 리드했다. 두 후보는 개표가 시작된 오후 8시쯤 각자 선거캠프 사무소를 찾아 개표방송에 촉각을 세웠다. 그러나 개표가 시작되고 홍 후보가 김 후보를 크게 앞서 나가자 두 캠프는 상반된 분위기가 연출됐다.
홍 후보는 동생과 함께 ‘굽네치킨’이라는 음식프랜차이즈를 성공시킨 사업가로 선거운동 초반부터 각종 여론조사에서 김 후보와 대등한 경쟁을 벌여 눈길을 끌었다. 다만 선거 막판 야권 거물급 정치인인 김 후보의 추격세를 걱정하는 목소리도 적지는 않았다.
초반 개표상황에서 크게 뒤지고 있는 김 후보 캠프는 찬물을 끼얹은 듯 조용한 분위기가 연출됐다. 김 후보 측은 이날 재보선 투표율이 예상 외로 저조했던 것을 우려하면서도 김포(35.8%)가 전국 재보선 지역 15곳의 평균 투표율(32.9%) 보다 높았던 것에 기대를 걸었다. 하지만 초반 개표 상황에서 크게 지자 크게 동요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격차가 조금씩 줄어들자 일부 관계자들은 “아직 초반인 점을 감안하면 가능성이 남았다”며 신중하게 개표 상황을 지켜봤다.
경기 평택에서는 정치신인인 새누리당 유의동 후보가 이 지역에서만 내리 3선을 했던 새정치민주연합 정장선 후보를 크게 앞서면서 이변을 연출했다. 정 후보 캠프에서는 국회 입성에 빨간불이 켜진 것 아니냐는 탄식이 흘러나왔다.
개표 시작과 함께 새누리당 유 후보는 50%후반을 유지하며 40%에도 못 미친 정 후보를 10%포인트 넘게 따돌렸다. 유 후보는 그야말로 무명의 돌풍이었다. 그는 평택에서 태어나 고등학교까지 지역에서 마쳤고 평택발전연구소 소장을 맡은 지역 토박이다.
반면 정 후보 캠프는 개표 초반 정적만 흘렀다. 그간 초박빙 상황에서도 인지도 측면에서 우위를 보이며 백중우세를 점쳤던 만큼 초반 승기를 잡을 것으로 예상했기 때문이다. 개표가 진행될수록 정 후보와 유 후보의 차이가 더 벌어지자 캠프 관계자들의 표정은 더욱 굳어갔다. 그러나 정 후보측은 “투표함을 모두 열기 전까진 속단하기 어렵다”며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그러면서도 예상보다 낮은 투표율을 변수로 보고 끝까지 긴장의 끈을 놓지 않았다.
하지만 저조한 투표율로 유 후보가 더욱 유리해졌다는 평가다. 전국 전체 투표율이 32.9%인 반면 평택지역 투표율은 29.8%에 머물렀다. 정 후보측 관계자는 “선거 막판으로 갈수록 여당이 상당히 결집한 것으로 보인다”며 “투표율이 휴가철과 맞물리며 지지층인 20~40대의 참가가 낮아 불안하다”고 말했다.
허경주기자 fairyhkj@hk.co.kr
김현빈기자 hb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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