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기고] 기초연금에 바란다

입력
2014.07.30 20:00
0 0

기초연금법이 올해 7월 시행돼 25일 드디어 연금이 지급됐다. 그 동안 받아왔던 기초노령연금보다 지급액이 두 배로 인상된다고 하니 우리나라 노인복지 역사의 획기적인 일이라 할 것이다.

많은 국민들이 잘 알고 있듯 작년 국민행복연금위원회와 올해 초 기초연금 논의를 위한 국회 여야정 협의체 등 수많은 사회적 논의를 거쳐 5월 2일 기초연금법이 통과됐다. 물론 그 현장에 대한노인회도 함께 있었다. 제도가 시행되기까지 우리가 큰 역할을 했다고 자부한다. 지난해 국민행복연금위원회에 참여해 기초연금의 여러 방안에 대해 정부 및 사회 각계각층을 대표하는 분들과 함께 검토했고, 이를 토대로 만들어진 기초연금법이 국회를 통과할 수 있도록 정부와 국회를 수 차례 방문해 조속한 법률 처리를 촉구하기도 했다.

대한노인회가 이렇듯 기초연금법 통과에 노력을 기울인 이유는 우리나라 노인들이 매우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기 때문이다. 젊은 시절 허리가 휠 정도로 일해 우리나라를 경제대국 반열에 올려놓고 자녀들을 훌륭한 인재로 키웠지만 현재 상황은 곤궁하기 짝이 없다. 매일 길거리에 나와서 폐지를 주우면서 하루하루를 생활하는 노인의 사연이 TV를 타고 있다. 우리나라 노인빈곤율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왜 그럴까? 그 답은 사회현상에서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첫째, 사회가 복잡해지고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직장에서의 은퇴는 빨라지는데, 자녀세대들 역시 하루하루 바쁘게 살고 있기 때문에 그들에게 기댈 수 있는 상황도 아니다. 그나마 젊은 시절 국민연금에 가입해 노후를 준비한 사람들은 매달 어느 정도의 소득이 있기 때문에 형편이 낫지만, 국민연금이나 개인연금 같은 노후준비가 안돼 있는 사람들은 아들딸에게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 자연스럽게 폐지 줍는 일을 찾게 된다. 둘째, 급속한 저출산 고령사회 도래로 인해 일할 노동력은 부족하고 노인은 많아지고 있어 선진노인복지 구현을 위한 정책적 지원과 배려가 상대적으로 부족하거나 제한될 수밖에 없다.

이처럼 노후준비도 안돼 있고, 변변한 일자리도 없고, 그렇다고 자식에게 기댈 수도 없는 어려운 처지에서 기초연금은 희소식이 아닐 수 없다. 어떻게 보면 우리 노인들이 우리나라를 이만큼 성장시켜 놨으니 국가가 이 정도의 노후소득을 보장해주는 것은 당연한 것일 수도 있다. 이유야 어찌됐건 약 10만원이었던 기초노령연금이 7월부터는 기초연금으로 바뀌어 매달 통장에 최대 20만원, 부부의 경우 32만원이 입금된다고 하니 노인들 입장에서는 활용도가 무궁무진할 것으로 보인다. 누군가는 손주들에게 그 동안 못 줬던 용돈을 줄 수 있을 것이고, 누군가는 못 먹었던 고기를 사먹을 수 있을 것이고, 또 누군가는 밀렸던 월세를 낼 수 있을 것이다. 물론 기초연금 20만원이 지급된다고 곧바로 노인빈곤이 완전히 해소되기는 어렵겠지만 노인들의 경제적 어려움은 어느 정도 덜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처음 도입돼 시행되고 있는 기초연금 제도가 정착하는 데는 시간이 걸릴 것이다. 그럼에도 분명한 것은 하루하루 힘들게 살아가는 우리 노인들에게 기초연금은 큰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아울러 소모적인 논쟁보다는 노인복지에 한 획을 그은 기초연금제도 확립을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국가는 금번 기초연금제도 도입에 따라 국민연금제도가 모든 국민들의 노후소득보장에 맞는 튼튼한 버팀목이 될 수 있는 제도로 발전시켜야 한다. 나아가 국가발전에 대한 현 노인세대의 기여를 존중해 기초연금 지급대상에서 제외된 노인을 포함한 전체 노인을 대상으로 노인 일자리 확대, 사회공헌 활동 지원, 경로우대카드 도입 등 노인복지 시책을 더욱 확대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본다.

새롭게 시작하는 기초연금 제도가 국민연금과 더불어 튼튼한 노후소득보장 제도로 성장하기를 대한노인회 300만여 회원들과 함께 기원한다.

이심 대한노인회 회장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