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씨 시신·대균씨 DNA 부자관계 확인
인천지검 "유씨 휴대전화 아예 없었다"
서울중앙지법은 유병언(73·사망) 전 세모그룹 회장이 사망함에 따라 정부가 다시 신청한 유씨 부인 권윤자(71·구속기소)씨와 장남 대균(44)씨 등 상속인 5명에 대한 재산 가압류 신청 일부를 30일 인용했다. 사망한 사람에 대한 가압류 결정은 무효가 되고 그 상속인들에 대해서도 효력이 없다는 대법원 판례에 따라 앞서 4일 인용했던 유씨에 대한 5건의 가압류 결정이 무효화된 데 따른 조치다. 정부는 상속인들이 유씨의 재산을 처분할 경우 세월호 참사에 따른 정부의 구상금 청구에 지장이 발생할 것을 우려해 24일부터 9건의 가압류 신청을 다시 냈다.
다만 이날 가압류된 재산은 유씨 운전기사 양회정(55)씨 등 측근 10명이 보유하던 부동산 차명재산으로 그 가액은 87억5,000만원 상당이다. 법원의 보정명령에 따라 정부가 상속인들이 받게 될 재산의 분배 비율을 명시해 추가로 자료를 제출할 경우 법원은 이르면 내일 예금 계좌에 대한 가압류 신청도 인용할 계획이다. 각각의 가압류 사건별로 묶어 둘 수 있는 재산가치는 종전과 같이 2,000억원이다.
경찰청은 유씨 시신과 25일 체포된 대균씨의 DNA를 대조한 결과 ‘부자관계’라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대균씨 구강세포를 채취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분석을 의뢰, 대균씨의 부계 DNA가 변사체와 일치한다는 감식 결과를 이날 통보 받았다. 국과수가 시신 치아ㆍ손가락 DNA 분석 및 지문 감식을 통해 “유씨가 맞다”는 결론을 내렸음에도 계속 발견된 시신이 유씨가 아니라는 의혹이 제기되자 추가 분석을 실시한 결과다. 새정치민주연합은 경찰의 진술을 근거로 삼아 “22일 국과수가 시신을 검시했을 때 키가 유씨의 실제 키와 다르다”며 의혹을 제기했었다.
한편 인천지검 특별수사팀(팀장 이헌상 2차장검사)은 “유씨가 (도피 전부터) 휴대전화를 쓰지 않았으며 주변 사람들 휴대전화로 연락을 취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앞서 경찰도 “유씨가 대포폰(차명전화)을 사용했다는 말도 있지만 휴대전화를 소유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며 “평소 수행하는 이들을 통해 통화를 했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지난달 12일 은신처였던 전남 순천시 별장 ‘숲 속의 추억’ 인근 매실 밭에서 숨진 채 발견된 유씨의 유류품 중에 휴대전화는 없었다. 검찰이 별장에 들이닥친 5월 25일 이후 행적이 확인되지 않고 있는 유씨는 휴대전화 없이 별장을 벗어나 도주하다 결국 혼자 고립된 채 숨진 것으로 추정된다. 유씨는 도주 직전 기독교복음침례회(구원파) 신도들에게 “추적될 수 있는 휴대전화는 사용 말라”고 지시한 것으로도 알려졌다.
검찰은 전날 자수한 양씨를 상대로 이틀째 조사를 벌인 뒤 밤 늦게 귀가시켰다. 검찰 관계자는 “양씨는 구원파가 유씨 도피를 조직적으로 도왔다는 걸 부인했다”며 “내일 오전 10시 재소환해 조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이삭기자 hiro@hk.co.kr
이환직기자 slamhj@hk.co.kr
조원일 callme11@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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