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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언의 길 위의 이야기] 글을 쓰는 일과 책을 내는 일

입력
2014.07.30 1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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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에서 일을 하다 보면 주변에 책을 내려는 분들이 무척 많다는 걸 알게 된다. 매일매일 출간 문의가 쇄도한다. 그 중에는 책을 내기 위한 정신적, 물리적 준비가 전혀 안 된 이들도 꽤 있어서 퍽 난처한 경우가 많다. 그러면 책을 내기 위해서는 어떤 준비들이 필요할까. 당연한 말이지만 책을 내기 위해서는 한 권의 책으로 묶일 만큼의 빼어난 글이 확보되어 있어야 한다. 그리고 그 만큼의 글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사실 그것의 몇 배가 되는 분량의 글쓰기가 숙련되어 있어야 한다. 쓰는 글마다 책으로 묶일 수 있을 정도의 높은 수준을 갖추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예컨대 시인의 경우, 시집 한 권을 묶기 위해 수백 편의 시를 버린다고 알고 있다. 그런데 책을 내겠다는 생각에 얽매이면 얽매일수록 글쓰기는 고통으로 일그러질 수밖에 없다. 의도하면 할수록 도망가는 것이 글이기 때문이다. 여기서 잠깐 내 이야기를 해보겠다. 나는 소설책을 내기 위해 소설가가 된 것이 아니고 시집을 내기 위해 시인이 된 것도 아니다. 다만 내가 보아버린 세상과 내게 읽혀진 타인을 가장 잘 표현하기 위한 방법을 찾다 보니 소설이라는 형식과 시라는 형식이 눈에 띄었을 뿐이다. 이 말은 소설과 시라는 형식이 나와 더 이상 맞지 않다고 느껴지는 순간이 오면 기꺼이 다른 형식을 찾을 수 있다는 뜻이다. 언제 어떤 책을 내느냐가 아니라 무엇을 어떻게 쓰느냐가 나의 영원한, 주된 관심사다.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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