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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선 지갑 닫고… 해외 관광선 펑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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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선 지갑 닫고… 해외 관광선 펑펑

입력
2014.07.30 1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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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여파 국내 소비 위축과 대비

국토교통부가 전화설문 조사를 통해 인천공항 출국자가 가장 많은 날로 예상한 30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에서 본격적인 휴가철을 맞아 해외로 떠나는 여행객 등이 길게 줄을 서 보안검색을 기다리고 있다. 연합뉴스
국토교통부가 전화설문 조사를 통해 인천공항 출국자가 가장 많은 날로 예상한 30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에서 본격적인 휴가철을 맞아 해외로 떠나는 여행객 등이 길게 줄을 서 보안검색을 기다리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2분기 우리나라 국민들이 해외에서 관광으로 지출한 돈이 역대 최대였던 것으로 집계됐다. 세월호 참사 이후 국내 소비가 크게 위축됐음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해외관광 지출은 크게 늘어난 것이다. 세월호 참사로 국내 여행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을 의식해 해외로 발길을 돌린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30일 한국은행과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지난달 내국인의 해외 관광지출 총액은 17억280만달러(1조7350억원 가량)로 작년 같은 달(13억8,070만 달러)보다 무려 23.3%(3억2,210만 달러) 늘어났다. 사상 최대치 기록으로 월간 지출이 17억 달러가 넘은 건 이번이 처음이다. 4월(16억9,680만 달러)과 5월(16억1,890만 달러)에도 작년보다 각각 24.7%, 17.3% 지출이 늘어나면서 2분기 해외 관광지출액(50억1,850만 달러)은 역대 최대에 달했다. 해외 관광지출 총액은 유학ㆍ연수자를 제외한 출국자들의 해외 신용카드 사용 실적, 현찰(환전 실적) 등을 집계한 통계. 세월호 사고로 올 2분기 국내 민간소비가 전기 대비 0.3%나 하락하는 등 극심한 침체에 빠진 것과는 극명하게 대비된다.

실제 2분기 해외출국자 수도 크게 늘었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지난 달 여행 등을 이유로 국외로 나간 인원(항공사 승무원 포함)이 총 127만439명으로 전년 동기(122만1,491명)보다 4.0%(4만8,948명) 늘었다. 특히 세월호 참사 직전인 3월(115만959명)이후 4월(117만9,885명), 5월(122만3,003명) 등 출국자수는 매월 늘어나는 추세다.

출국자수보다 지출액이 더 많이 늘어난 것은 1인당 지출액이 크게 증가했기 때문. 해외관광에서 1인당 평균소비액은 6월 1,340달러로 전년 동월(1,130달러)에 비해 18.6% 증가했다. 특히 1인당 평균소비액은 작년에는 매월 1,100~1,200달러 대에 그쳤으나 세월호 참사 이후인 올 4월(1,438달러)과 5월(1,324달러)에 이어 6월까지 1,300달러를 웃돌고 있다.

물론 여기엔 원화 강세 요인이 크게 작용했다는 게 한은의 분석. 지난 달 평균 원ㆍ달러 환율은 1,019원으로 작년 6월(1,135원)에 비해 달러당 100원 이상 낮아졌다. 똑 같은 원화로 10% 이상 더 많은 달러를 환전할 수 있기 때문에 그만큼 해외 지출이 늘어났다는 얘기다. 한은 국제무역팀 관계자는 “원화 강세와 예년보다 길었던 연휴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분기에 해외 관광지출이 역대 최대치를 기록한 것은 세월호 참사의 반작용도 적지 않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사회적인 분위기가 급격히 가라앉은 상황에서 골프, 여행 등 국내 소비가 쉽지 않게 되자 해외로 발길을 돌려 소비를 늘린 이들이 적지 않을 거라는 얘기다. 다만, 이성태 한국문화관광연구원 연구위원은 “2분기 해외여행은 이미 오래 전에 잡아놓은 예약이어서 취소가 어려웠을 수 있다”며 “4월 무렵 예약이 시작됐을 7월 여행 수요부터는 세월호의 영향을 받았을 수도 있기 때문에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양홍주기자 yangh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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