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에서 중국으로 기술 유출 우려
전차엔진 공동개발 프로젝트 무산
일본과 터키 사이에 추진되던 전차 엔진 공동개발 프로젝트가 중국 변수 등으로 말미암아 무산됐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30일 보도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두 나라는 일본의 미쓰비시중공업과 터키 기업이 손잡고 전차용 엔진을 개발ㆍ생산하는 합작회사를 터키에 설립한 뒤 터키의 차세대 전차용 엔진을 생산토록 하는 방안을 지난해 5월 정상회담에서 검토했다.
일본은 당시 무기 부품과 기술 등의 수출을 원칙상 금지하는 ‘무기수출 3원칙’을 사실상 폐지하는 방향(지난 4월 실제로 폐지)으로 가닥을 잡은 터라 문제될 것이 없어 보였다. 그러나 터키가 일본의 도움으로 생산할 전차를 이슬람 국가에 팔고 싶다며 제3국 수출 때 일본의 사전 동의를 받지 않으려 하면서 논의가 어그러지기 시작했다.
여기에 더해 안보면에서 터키가 중국에 접근하는 기색을 보였던 것도 걸림돌로 작용했다. 터키와 중국이 접근하면 할수록 터키에 제공한 기술이 중국으로 유출될 우려가 커질 것이기 때문이었다. 지난해 9월 터키가 중국 정밀기계수출입총공사(CPMIEC)와 방공시스템 도입에 대한 협의에 착수하겠다고 발표한 것이 그런 사례다. 이 같은 우려가 커지면서 두 나라는 지난 2월 전차용 엔진 개발ㆍ생산 논의를 중단했다. 일본 정부 당국자는 “중국 요인이 터키와 논의가 파탄 난 이유의 하나”라고 말했다.
일본은 지난 4월 무기수출 3원칙을 ‘방위장비이전 3원칙’으로 대체하며 무기수출의 길을 열었지만 터키처럼 일본이 무기수출처로 기대를 거는 신흥국에는 중국도 다양한 접근책을 펴고 있다고 소개했다. 결국 일본이 제공한 기술이 중국으로 건너가면 이자는 커녕 원금도 못 챙기는 격이 될 수 있다고 이 신문은 지적했다.
김범수기자 bs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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