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최대 유통업체인 월마트가 자체 생산ㆍ판매하는 아이스크림 샌드위치가 실온에서도 녹지 않아 논란이 되고 있다.
유통과 보관 과정에서 쉽게 녹지 않게 하기 위해 다량의 화학첨가물이 사용됐을 거라 생각한 시민들은 “도대체 지금까지 내가 무엇을 먹은 것인가”라며 경악했으나, 월마트와 미국 식품 당국은 ‘문제 없다’는 입장이다.
로스앤젤레스타임스 등 미국 언론에 따르면 오하이오주 신시내티에 사는 주부 크리스티 왓슨은 28일 자신의 아들이 무심결에 뒷마당 테이블에 놓아둔 아이스크림 샌드위치가 완전히 녹지 않은 채 남아있는 것을 보고 놀랐다.
섭씨 27도를 웃도는 날씨에 12시간 이상 방치된 월마트 자체 브랜드인 ‘그레이트 밸류’아이스크림 샌드위치가 녹지 않은 사실에 의아한 왓슨은 같은 제품을 또 하나 꺼내 밤새 실온에 놔두었다. 역시 결과는 마찬가지였다.
왓슨은 놀라 신시내티 지역 언론 WCPO에 제보했다. WCPO는 월마트 샌드위치 아이스크림과 유명 브랜드 ‘클론다이크’ 아이스크림바 그리고 ‘하겐다즈’ 아이스크림 300g 용량 한 통을 동원해 자체 실험을 시도했다.
그 결과 우유와 크림, 설탕, 계란, 바닐라 성분으로만 만들어지고 검(gum)류가 들어 있지 않은 하겐다즈 아이스크림이 가장 빠른 시간인 30분 만에 완전히 녹았다. 같은 시간 클론다이크 는 3분의 2 정도 녹았다. WCPO는 “월마트 아이스크림 샌드위치도 어느 정도까지 녹는 듯했으나 외형 변화가 가장 적었고 끝까지 샌드위치 모양을 유지했다”고 전했다.
미국 식약청(FDA)과 공익과학센터(CSPI) 측은 셀룰로스검과 구아검 등 식품안정제가 식용으로 문제없다는 입장이다. 월마트는 “크림이 많이 들어 있을수록 대체로 천천히 녹는다”며 “그레이트 밸류 아이스크림 샌드위치가 그 경우에 속한다”고 해명했다. 아이스크림 구성 성분의 함량에 따라 녹는 속도와 정도가 다르다는 것이다.
월마트 웹사이트에 설명된 그레이트 밸류의 주요성분은 우유와 크림, 버터밀크, 설탕 등이다. 주요성분 이외 유화제인 모노글리세라이드와 디글리세라이드가 1% 가량 첨가돼 있으며, 바닐라 추출액, 구아검, 아나토색소 등이 들어 있다.
이에 대해 경제전문 매체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월마트 아이스크림 샌드위치에 수많은 식품첨가물이 들어 있다고 지적했다. 로스앤젤레스타임도 “아이스크림은 녹아야만 한다”며 “소비자들이 실온에서 녹지 않는 아이스크림에 구미가 당길지 의문”이라고 전했다.
이태무기자 abcdef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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