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평가대상 14곳 이미 합격 판정 지정 취소 목적 평가 못 받아들여"
경기교육청, 청심국제중 입학전형 추첨 방식으로 바꾸도록 결정
존폐 여부를 놓고 갈등의 중심에 선 서울지역 자율형사립고들이 재지정 여부를 판단할 서울시교육청의 종합평가를 거부하기로 했다. 이들은 입학 전형 시 면접 대신 추첨으로 뽑도록 한 시교육청의 지침도 받아들일 수 없다는 뜻을 밝혔다.
김용복 서울자사고교장연합회 회장(배재고 교장)은 29일 서울 중구 프레지던트호텔에서 열린 전국자사고교장연합회 모임에 참석해 기자회견을 열고, “올해 평가대상인 14개 고교가 이미 지난 5,6월 합격 판정을 받았기 때문에 지정취소를 목적으로 한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의 종합평가는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다. 서울 지역 25개 자사고 교장들 모두 “시교육청이 추진하는 종합평가에 응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앞서 시교육청은 전임 문용린 교육감이 재직중이던 지난달 말 1차 평가를 했고, 조희연 교육감 취임 이후 공교육 영향 평가를 반영한 2차 평가를 실시했다. 1차 평가에서는 재지정 대상인 14개 자사고 모두 합격점을 받았으나, 2차 평가에서는 모두 지정 취소해야 하는 엇갈린 결과가 나오자 8월 중 종합평가를 실시해 10월말쯤 재지정 취소 대상 자사고를 발표할 예정이었다. 아울러 2016년부터는 모든 자사고의 면접선발권을 박탈해 100% 추첨으로 학생을 선발하도록 했다.
이에 대해 자사고 교장들은 “재평가 운운하며 일반고로 전환할 것을 강요하고 협박하는 것은 교육감이 해서는 안될 비교육적 행위”라며 “자사고를 탄압하는 일체의 부당한 행위에 대해 강력히 연대하겠다”고 맞섰다. 이들은 시교육청의 면접 선발권 박탈에 대해서도 “자사고에 지원하려는 중 2ㆍ3학년 학생들과 학부모의 불안감을 가중시켜 자사고를 무력화하려는 발상”이라며 비판했다. 조희연 교육감은 30일 자사고 학부모 모임인 전국자사고학부모연합회와 간담회를 열고, 자사고 정책에 대해 의견을 나눌 예정이다.
한편 이날 경기도교육청에서는 재지정 취소 평가를 받은 안산 동산고에 대한 청문이 열렸다. 이 자리에서 홍원용 안산 동산고 교장은 “평가점수 산정이 잘못돼 취소처분이 부당하다”고 주장했으나 도교육청은 재지정 ‘미흡’ 평가를 받은 만큼 지정 취소 협의 신청을 교육부에 내기로 했다. 교육부가 학교 측의 소명 등 청문 결과를 종합적으로 판단해 다음달 중순까지 지정 취소 동의 여부를 통보하면, 도교육청은 이를 반영해 재지정 취소 여부를 최종 결정하게 된다.
경기도교육청은 또 도내 유일의 국제중인 가평 청심국제중의 입학 전형을 추첨 방식으로 바꾸도록 했다. 지난해 영훈국제중의 입시 비리로 입학 전형 때 서류 평가를 금지하고 추첨 방식을 도입하도록 한 교육부의 지침에 따른 것이다. 이에 따라 청심국제중은 올해 11월 중순 시작되는 2015학년도 신입생 모집부터 1단계 지원자 전원을 대상으로 무작위 추첨을 통해 정원의 1.5~2배수를 추린 뒤 2단계 면접을 통해 최종합격자를 선발해야 한다.
변태섭기자 liberta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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