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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귀열 영어] A half-truth is a whole lie? (절반의 진실은 완전 거짓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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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귀열 영어] A half-truth is a whole lie? (절반의 진실은 완전 거짓말?)

입력
2014.07.29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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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귀열의 현지영어 정통영어] Popular Phrases (멋진 표현들)

누군가 “Is the glass half-full or half-empty?”라고 묻는다면 그 대답은 어떻게 생각하느냐에 따라 다를 것이다. 낙천주의자는 “The glass is half-full”이라고 할 것이고 비관주의자는 “The glass is half-empty”라고 대답하며 냉소주의자(cynic)는 “Who drank the other half?(절반의 물은 누가 마셨지?)”라고 의문을 제기할지 모른다. 그러나 이 경우 어느 대답도 일리가 있고 또 어느 대답도 거짓이 아니다. 50여 가지의 다른 직업인에게 질문을 던졌더니 그 해석과 판단이 제각각 이었다고 한다. 물론 옮고 그름의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각자의 견해는 존중해주어야 한다.

그런데 “A half-truth is a whole lie”라는 유대인의 속담을 떠올리면 얘기가 달라진다. 절반을 얘기하는 점에서는 ‘half-full glass’와 다를 바 없지만 그 대상이 ‘거짓이냐 진실이냐’로 갈릴 때는 완전히 다른 문제가 된다. 절반의 진실은 완전한 거짓말과 다르지 않다는 말을 놓고 설문조사를 했는데 응답자의 80% 이상이 “절반의 진실은 완전 거짓과 다르지 않다”고 했다. 철학자나 논리학자들이 학문 연구용으로 이 말을 분석하는 게 아니라면 “뭔가 숨기려는 의도로 진실을 말하려는 것은 완전 거짓과 같다(Truth laced with lies is still lies)”는 것은 대중의 상식적 해석이다. 조금 숨긴 것도 숨긴 것이고 작은 거짓말도 거짓말이다. 거짓말은 결국 상대를 속인 것이기 때문에 신뢰를 잃는다. 쉬운 말로 표현하면 “Even if he is telling you half truth, the other half is still a lie” “Covering the half truth is a lie”라는 결론이 가능해지고 “진실을 왜곡하면 듣는 사람은 의심하기 시작한다(Once you bend the truth you might as well break it)”는 단계로 발전한다.

1978년 미국의 Jonestown에서 사이비 집단의 교주 Jim Jones가 Kook-Aid라는 음료수에 청산가리를 넣어 마시게 해 마을 주민 1,100명 중 913명이 숨지게 한 사건이 있었다. 그 뒤 나온 “Don’t drink the Kook-Aid(=Don’t trust any group. Don’t believe their hype.)”라는 말은 겉만 보고 덜컥 믿지 말라는 의미로 쓰인다.

최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 유병언씨 시신 부검 결과를 발표했는데 다수가 그 결과를 믿지 않는 것은 많은 것을 시사한다. 그 안에도 half-full과 half-empty가 있다는 것일까 아니면 half-truth는 무엇이고 whole truth는 어디 있는 것일까. 답답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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