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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00억원 美 위조채권 밀반입, 은행 맡기다가 덜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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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00억원 美 위조채권 밀반입, 은행 맡기다가 덜미

입력
2014.07.29 1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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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재무부 명의로 위조된 수천억대의 채권. 서울지방경찰청 제공
미국 재무부 명의로 위조된 수천억대의 채권. 서울지방경찰청 제공

서울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는 6,000억원 상당의 미국 재무부 위조 채권을 일본에서 밀반입, 시중은행에 행사한 혐의(위조 유가증권의 행사 등)로 김모(81)씨 등 3명을 구속했다고 29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재일교포 김씨는 일본인 O(69)씨와 이달 14일 미국 재무부 명의로 발행된 1,000만달러(한화 100억원 상당) 위조 채권 60매를 여행 가방에 넣어 일본에서 몰래 들여와 시중은행 3곳에 행사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올해 4월부터 진모(51)씨를 통해 은행 직원들을 소개 받아 채권을 맡길 은행을 물색했다. 진씨는 김씨가 재일교포단체 ‘재일민단’에 20여년 종사하면서 감찰위원장을 지낸 것을 내세워 직원들과 접촉했다.

조사결과 이들은 위조 채권을 직접 현금으로 바꾸다 탄로날 수 있다고 판단, 채권을 맡긴 은행으로부터 ‘얼마를 맡겼다’는 보관증을 받아 범행에 이용하려 한 것으로 드러났다. 채권 사진을 보여주고 재력가 행세를 하면서 인도네시아에서 벌목사업을 하는 ‘자바르’라는 회사에 이달 안에 100억원을 투자하는 대가로 회사 지분 일부를 받아 처분할 계획이었다. 채권 6,000억원을 담보로 100억원 정도는 충분히 대출을 받을 수 있다고 호언했다. 진씨는 이 회사에게 한국지사장 자리를 약속 받았다는 점을 이용해 투자자들을 모아 투자금도 가로채려 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은행들은 위조 사실을 알아챘다. 이들이 갖고 있던 위조 채권은 미국 ‘재무성(Department of Treasury)’이라고 표기돼 있는 진본과 달리 ‘재무부(Ministry of Finance)’로 돼 있었고 만기가 1985년이었다. 이들은 15일 서울 후암동의 한 은행에 상담을 하러 온다는 첩보를 입수하고 잠복하던 경찰에 덜미를 잡혔다. 경찰 관계자는 “미국 위조 채권 금액으로는 역대 최고”라며 “위조 채권 입수경로와 여죄 등을 조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장재진기자 blanc@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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