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재학호, 뉴질랜드와 4차전 승리
한 여름 농구 코트가 뜨겁게 달아올랐다. 2006년 서울에서 열린 월드바스켓볼챌린지(WBC) 이후 8년 만에 국내에서 열린 남자 농구 대표팀의 A매치는 프로농구 챔피언 결정전 이상의 뜨거운 열기를 보였다. 축구장에서 볼 수 있을 법한 ‘대~한민국’ 응원 구호 또한 크게 울려 퍼졌다.
만원 관중의 함성을 등에 업은 대표팀은 29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뉴질랜드와의 평가전에서 64-56으로 이겼다. 국제농구연맹(FIBA) 랭킹 31위 한국은 높이와 힘에서 앞서는 뉴질랜드(19위)를 빠른 공수 전환과 압박 수비로 눌렀다. 이로써 뉴질랜드 원정에서 1승2패로 열세를 보였던 평가전 전적을 2승2패로 맞췄다.
경기 내용만큼이나 팬들의 성원도 폭발적이었다. 경기 시작 10분 전 티켓 6,000장이 모두 팔렸다. 매진 이후에도 입장을 희망하는 팬들이 많아 입석까지 받았고, 총 관중은 6,114명으로 집계됐다.
열띤 응원에 선수들도 힘이 났다. 1쿼터를 11-14로 마친 한국은 2쿼터 들어 조성민(KT)의 외곽포를 앞세워 31-25로 전세를 뒤집었다. 3쿼터 들어 양동근(모비스)과 오세근(상무)까지 공격에 적극 가담하며 52-40, 12점 차까지 달아났다.
한국은 그러나 4쿼터 들어 4분여 동안 득점을 올리지 못하고 뉴질랜드에 52-47까지 추격을 허용했다. 그러나 고비마다 조성민이 공격 활로를 뚫었다. 조성민은 경기 종료 5분여, 3분여를 남기고 3점포를 연달아 터트려 58-51로 한숨을 돌렸다. 경기 막판에는 김종규(LG)의 골밑슛과 김태술(KCC)의 자유투로 점수를 더해 승부를 갈랐다.
유재학(모비스) 감독은 “생각보다 많은 팬들이 와주셔서 부담도 되고 기쁘기도 했는데 이겨서 기쁘다”며 “더 열심히 해서 좋은 경기를 보여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16점을 터뜨린 조성민은 “관중이 많아 조금 더 긴장하고 집중했다”면서 “경기력이 좋을 수도, 안 좋을 수도 있는데 이겨서 다행”이라고 웃었다.
한국과 뉴질랜드의 마지막 5차 평가전은 31일 오후 1시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다.
김지섭기자 oni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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