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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진 산모 배 속에서… 팔레스타인의 기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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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진 산모 배 속에서… 팔레스타인의 기적

입력
2014.07.29 1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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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레스타인 의사가 태어난 지 3일된 아기를 돌보고 있다. 아기의 엄마는 지난 27일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폭격때 숨을 거뒀지만, 뱃속의 아이는 제왕절개술을 통해 극적으로 세상의 빛을 보게됐다. 칸 유니스=신화 연합뉴스
팔레스타인 의사가 태어난 지 3일된 아기를 돌보고 있다. 아기의 엄마는 지난 27일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폭격때 숨을 거뒀지만, 뱃속의 아이는 제왕절개술을 통해 극적으로 세상의 빛을 보게됐다. 칸 유니스=신화 연합뉴스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포격으로 숨진 산모 뱃속에서 새 생명이 탄생하는 기적 같은 일이 일어났다.

외신에 따르면 가자지구 남부 칸 유니스의 한 병원에서 모태의 죽음을 뛰어넘고 세상에 나온 ‘팔삭동이’ 갓난 아기 사연이 감동을 일으키고 있다. 29일 현재 생후 5일째로 산소호흡기를 통해 숨 쉬는 이 아기는 지난 25일 아침 제왕절개로 숨진 엄마 몸에서 한 시간만에 세상으로 나왔다.

임신 8개월의 팔레스타인 여성 샤이마 알 세이크 카난(23)은 이날 새벽 이스라엘 군 포격으로 무너진 건물 더미에서 구조됐으나 후송 중 숨졌다. 의사인 파디 알카르티는 “새벽 3시에 이스라엘이 포격을 가한 후 임신부가 병원에 실려왔다”며 “임신부를 소생시키려고 노력했지만 병원으로 오는 길에 이미 숨진 상태였다”고 말했다. 그는 “임신부의 배가 움직이는 것을 보고 임신 36주차 정도 됐으리라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숨진 엄마의 몸 속에서 1시간을 버틴 아기는 제왕절개 수술을 통해 세상으로 나왔다. 아이의 할머니 미르파트 카난(43)은 “신이 나를 위해 이 아이를 보호해줬다”며 “내 딸 샤이마는 죽었지만 나는 새로운 딸을 얻었다”고 말했다. 아기는 숨진 엄마의 이름을 그대로 물려받았다.

어린 카난은 힘들게 세상 밖으로 나왔지만 아직은 위중한 상태다. 압델 카리 알바와브 산부인과 의사는 “아이가 심각한 상황에 놓여 있다”며 “산모가 사망한 이후 산소 결핍에 시달렸기 때문에 산소호흡기에 계속 의존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최소 3주간은 지금 같은 상태를 유지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게다가 아이의 아버지마저 중상이어서 부모를 모두 잃을 가능성도 적지 않다.

지난 주말 12시간의 짧은 휴전 뒤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공방이 재개된 28일 가자지구 북부 샤티 난민촌 공원 놀이터에 포탄이 떨어져 어린이 9명 등 10명이 숨졌다. 주민들과 하마스는 이스라엘의 소행이라고 비난했다. 한 난민촌 거주자는 “사원에서 나와 놀이터에 장난감 권총을 갖고 노는 아이들을 보고 있었는데 몇초 후 미사일이 떨어졌다”고 말했다. 이스라엘은 하마스가 로켓탄을 오발한 것이라며 책임을 미뤘다

이스라엘은 29일 새벽에는 하마스의 가자지구 지도자 이스마일 하니예의 자택과 방송국을 기습 공격했다. 사상자는 발생하지 않았으나 하마스의 핵심을 단번에 제거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한 것이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도 TV 연설에서 “하마스 땅굴이 모두 파괴될 때까지 우리 군은 가자지구를 떠나지 않을 것”이며 “장기전에 대비해야 한다”고 선언했다.

이에 대해 하마스 대변인은 “네타냐후의 위협에 하마스도, 팔레스타인 주민도 겁먹지 않는다”면서 “이스라엘은 민간인과 어린이 대학살에 대한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날 이스라엘은 하마스 대원 5명 등을 총격전 끝에 사살했다. 하마스의 박격포 공격으로 이스라엘 군인 4명도 숨졌다. 지금까지 팔레스타인측에서 1,100명 정도, 이스라엘측에서 60명에 가까운 희생자가 발생했다.

박민식기자 bemyself@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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