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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가 제안한 장관자리 걷어찬 사람은

입력
2014.07.29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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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시바 시게루 일본 자민당 간사장 강연회 포스터.
이시바 시게루 일본 자민당 간사장 강연회 포스터.

일본 집권 자민당의 2인자 이시바 시게루 간사장이 아베 신조 총리가 제안한 안전보장법제담당장관 자리를 고사했다고 아사히신문이 29일 보도했다. 내년 예정된 총재 선거에서 아베 총리에 대항, 대권에 재도전하겠다는 의미여서 아베 총리를 긴장시키고 있다.

이 신문에 따르면 아베 총리는 최근 이시바 간사장에게 간사장 직을 그만두고 9월 신설되는 안보법제담당장관에 취임 의사를 타진했으나 이시바 간사장은 이 자리서 명확한 답을 하지 않고 난색을 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사히 신문은 이를 아베 총리의 제안을 사실상 거절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이시바 간사장의 발언은 차기 자민당 총재직을 둘러싸고 아베 총리와 벌이고 있는 미묘한 줄다리기가 배경이다. 이시바 간사장은 2012년 9월 자민당 총재선거 당시 1차 선거에서 아베 총리를 누르고 1위를 차지했으나, 2차 결선투표에서 아베 총리에게 1위자리를 내준 전력이 있다. 아베 총리로서는 당내 지지가 두터운 이시바 간사장이 눈엣가시인 셈이다.

아베 총리가 이시바 간사장에게 안보법제담당장관을 맡기려는 것은 차기 총재선거를 둘러싸고 당내 로비 활동에 전념할 수 없도록 묶어두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아베 총리는 최근 지지율 하락을 만화하기 위해 연내 국회 해산후 총선거를 염두에 두고 있으며, 이를 위해서는 자신이 부리기 편한 인물을 간사장에 둘 필요가 있다는 것도 이시바 입각의 배경이라는 해석도 있다. 안보법제담당장관은 최근 아베 총리가 무리하게 밀어붙여 지지율 하락의 원인이 된 집단적 자위권을 용인을 담당할 예정이어서 상황에 따라 이시바를 희생양으로 삼을 것이라는 설도 있다.

이를 모를 리 없는 이시바 간사장으로서는 섣불리 아베 총리의 제안을 받아들일 턱이 없다. 이시바 간사장은 28일 한 위성채널에 출연, 안보법제담당장관직 제안에 대한 질문에 “내가 아니면 안 된다는 생각은 버려야 한다. (당내에는) 400명 가량의 국회의원이 있는데 꼭 내가 해야 된다고 외람되게 말할 수 없다”며 간사장직에 대한 미련을 감추지 못했다.

도쿄=한창만특파원 cm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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