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천 건강가정지원센터 여직원들 손바느질 육아 용품 직접 만들어
연말에 저소득 가정에 배포 예정
"청소년·군인에게도 캠페인 병행 저출산 대표지역 꼬리표 떼야죠"

“이 부분에선 홈질을 해야 하나요?”
“감침질을 해 줘야 더 단단하게 마무리할 수 있어요.”
28일 경기 연천군 건강가정지원센터에서는 여성직원들의 바느질이 한창이었다. 지난 21일부터 조금씩 쉬는 시간을 짜내 ‘출산ㆍ육아 용품 손바느질’에 나선 것이다. 24일에는 연천군청 공무원 20여명과 함께 배냇저고리, 싸개, 모자, 턱받이, 장난감 딸랑이 등 5개 종류의 출산 용품 20여 개를 만들었다. 바느질에 능숙한 직원들은 60분 정도면 턱받이 한 개를 뚝딱 만들어냈지만 손에 익숙지 않은 젊은 직원들은 2시간 이상 걸리기도 했다. 여성이라도 세탁소에 의존하는 세태여서 바느질을 직접 할 기회가 많지 않기 때문이다. 외부자극에 취약한 신생아들이 사용할 용품이어서 바느질에 더욱 정성을 쏟은 것도 시간이 더 걸린 이유다. 이렇게 만들어진 용품들은 잘 모았다가 올해 말 연천지역의 저소득층 가정에 배포할 예정이다. 옷감 등 바느질에 필요한 재료는 경기도의 지원을 받았다.
배미현(26)씨는 “조금 손상된 옷을 바느질로 수선한 적은 있었지만, 이렇게 정식으로 하나의 제품을 만든 것은 고교 수업 이후로는 처음”이라며 “생활의 공부도 됐고 재미도 있었지만 무엇보다 어려운 이웃들에게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니 더욱 보람 있다”고 말했다.
‘출산ㆍ육아용품 손바느질’ 봉사는 연천군이 대표적인 저출산 지역이란 고민에서 출발했다. 경기도 31개 시군 중에서 가장 인구가 적고 전형적인 농촌지역이어서 출산율 또한 도내 최하위 수준이다. 그래서 여성, 특히 결혼을 앞둔 여성들과 중ㆍ고교생들이 직접 손으로 한땀 한땀 신생아 용품을 만들면서 미래의 자녀들과 출산에 대해 생각해 보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내달에는 연천지역 중ㆍ고교를 찾아가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손바느질과 함께 출산장려 캠페인을 병행할 예정이다.
앞으로는 군청 내 남성직원은 물론 군부대가 많은 지역 특성을 살려 일선 군인들까지 참여토록 하는 방안을 계획하고 있다. 이는 집에서 가사 역할 분담을 지원하는 센터의 취지와도 상통한다.
현선경 사무국장은 “여성 뿐 아니라 결혼을 앞두고 있는 남성들에게도 출산과 생명의 소중함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글ㆍ사진=강주형기자 cubi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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