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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이라는 우산 벗고 직원들이 야성 가져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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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이라는 우산 벗고 직원들이 야성 가져야”

입력
2014.07.28 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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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수 계열사 노조와 상생 협약, 선진 기법 수용하고 외부 인력 영입

中·印尼 등과 사업 진출 협의 중, 남은 임기 중 목표 내년 명실상부한 4대 금융그룹으로

임종룡 농협금융지주 회장은 "경쟁과 야성"을 강조하며 보수적이고 폐쇄적인 농협의 조직문화에 변화를 일으키고 있지만 "농협은 생산성 기준으로만 재단할 수 없는, 상업적 금융기관 이전에 사회적 인프라"라는 점을 수차례 강조했다. 신상순선임기자ssshin@hk.co.kr
임종룡 농협금융지주 회장은 "경쟁과 야성"을 강조하며 보수적이고 폐쇄적인 농협의 조직문화에 변화를 일으키고 있지만 "농협은 생산성 기준으로만 재단할 수 없는, 상업적 금융기관 이전에 사회적 인프라"라는 점을 수차례 강조했다. 신상순선임기자ssshin@hk.co.kr

요즘 농협금융지주는 금융권 돌풍의 주역이다. 시장의 예측을 뒤엎고 우리투자증권 패키지를 인수하며 몸집을 불렸고, 통합 작업도 순탄하게 진행되고 있다. 무엇보다 요즘 ‘최고경영자(CEO) 리스크’로 휘청대는 다른 금융회사와 달리 오히려 ‘CEO 프리미엄’을 톡톡히 누리고 있다.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금융권의 변방에 머물렀던 것과는 너무 대조적이다.

농협금융에 변화의 바람을 불어넣고 있는 이는 임종룡 회장. 그는 “농협이라는 큰 우산 밑에서 다소 폐쇄적으로 길들여진 직원들에게 야성과 자신감을 가지라고 주문하고 있다”며 “이제 곧 명실상부한 4대 금융지주의 반열에 오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24일 서울 새문안로 농협금융 본사 집무실에서 임 회장을 만나 농협금융 비상의 비결, 그리고 미래 비전을 들어봤다. 대담 = 이영태 경제부장

- 우투증권 계열사 노조들과 잇따라 상생협약을 맺고 있다. 통합 진통이 극심한 다른 금융회사와는 대조적이다.

“우투증권과 우리아비바생명과의 노사상생발전협약을 마무리했고 경영효율화를 위한 인력조정 작업도 마쳤다. 각 계열사의 업황이 어려운 상황이어서 통합 리스크를 신속히 제거해야 했다.”

­- 노조를 설득하기가 쉽지 않았을 텐데.

“인수한 계열사와의 통합은 오래 끌면 끌수록 직원의 불안감도 커지고 자연히 갈등도 심화된다. 노조와 직원들이 이런 회사측의 입장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했고, 노조가 흔쾌히 받아들여줬다.”

- 향후 자산운용 부문을 강화하겠다고 했다.

“금융을 은행, 증권, 보험 식으로 나누는 시대는 지났다. 이제는 제조, 유통, 운용의 맥락에서 봐야 한다. 금융상품을 만들고(제조), 채널을 통해서 판매하고(유통), 이렇게 모인 돈을 제대로 굴려야 한다(운용). 업계 최고의 유통망에 더해 우투증권 인수로 제조 능력까지 보완한 만큼 이제는 남은 한 가지 자산운용 능력을 키우겠다는 것이다.”

- 어떤 식으로 진행할 계획인가.

“‘투 트랙’으로 진행할 예정이다. 우선 지주 내 자산운용사인 NH-CA가 합작사인 프랑스 자산운용사 아문디(Amundi)를 통해 해외 상품을 적극 수용하고 선진 리스크 관리도 배울 수 있도록 할 것이다. 필요하다면 인수ㆍ합병(M&A)에 나설 수도 있다. 그리고 다른 쪽으로는 외부 인력 영입 등을 통해 은행과 보험의 자산 운용 능력도 키울 것이다.”

- 해외 진출을 강조하고 있다. 농협만의 독창적인 방식이 있나.

“농협 경제사업과 함께 해외에 진출하려고 한다. 예컨대 중국에서 현지 농식품 기업과 합작 투자한 육가공회사를 만들고, 여기에 필요한 금융수요를 농협금융이 지원하는 식이다. 현재 중국과 인도네시아 등과 협의를 진행 중이다.”

- 시계를 좀 뒤로 돌려보자. 농협금융에 첫 발을 들여놓았을 때 느낌은 어땠나.

“엄청난 자원과 보물이 숨겨진 바다를 보는 심정이었다. 농협은 상업적 금융기관 이전에 사회적 인프라다. 우리는 100% 국내 자본으로 이뤄진 금융회사로 이익이 나는 대로 농민에 환원한다. 그래서 구성원의 상호 유대감이 깊고 조직 충성도가 높다. 반면 농협이라는 우산에서 벗어나 경쟁을 하려면 야성이 필요하다고 봤다. 우투증권 인수의 중요한 이유도 성과 중심의 경쟁적 문화를 지닌 회사가 농협금융 전체에 적절한 자극이 되는 ‘메기효과’를 발휘하리라는 기대였다.”

- 민간에 와서 관료 시절 보지 못했던 관의 모습도 발견했을 것 같다. (임 회장은 말단 사무관에서 장관급인 국무총리실장까지 초고속 승진한 엘리트 관료 출신이다.)

“정책을 세우면서 늘 민간 의견을 수렴한다고 생각했는데 과연 속내까지 살폈을까 하는 아쉬움을 갖게 됐다. 공무원들이 현장에 좀 더 가까이 있어야 한다. 규제 대상자가 합리적으로 수용하지 않는 정책은 성공하기 어렵다. 어떤 규제가 나오면 민간에서는 항상 규제를 피할 방법을 강구해 낸다.”

- 남은 임기 중 목표는.

“우투증권 인수로 비은행 비중이 33%로 국내 5개 금융지주그룹 중 가장 높은 포트폴리오를 갖게 됐다. 당장 은행, 증권, 보험 업무를 원스톱으로 해결할 수 있는 복합점포 설계를 위해 내가 직접 주재하는 시너지추진위원회를 만들었다. 올해까지 부실도 완전히 털어내 내년부터는 명실상부한 4대 금융그룹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다. 이를 위해 직원들에게 이제는 야성을 넘어 자신감을 가질 것을 주문할 생각이다.”

김소연기자 jollylif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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