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인삼 가공업체들이 앞으로 ‘고려 인삼’(Korea ginseng)이라는 브랜드를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게 됐다. 그간 소규모 인삼 가공업체들은 똑같은 품질의 인삼을 생산하고도 불필요한 규제에 발목 잡혀 국제 시장에서 ‘고려 인삼’의 브랜드 프리미엄을 누리지 못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이 같은 내용 등 인삼산업 발전 방안 4개 분야 27개 과제가 담긴 ‘인삼산업 중장기발전 보완대책’을 28일 내놨다.
그동안 인삼 가공업체들이 ‘고려’라는 용어를 사용하려면 인삼산업법에 따라 사단법인고려인삼연합회에 의무적으로 가입해야 했다. 주기적으로 회비를 내야 하는 부담 탓에 영세 가공업체들은 ‘고려 인삼’브랜드를 포기하거나 단속 위험을 감수하고 몰래 사용하는 경우가 많았다. 농식품부는 ‘고려’ 용어 사용 제한이 인삼의 품질과 무관한 규제라고 판단, 관련 법 개정을 서두르기로 했다. 고려인삼연합회에 가입하지 않은 영세 가공업체 300~400여 곳이 혜택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식품 안전과 무관한 경제적 규제를 완화해 민간 자율성을 높이기 위한 취지”라고 했다.
농식품부는 이외에도 예산 2,000억원을 들여 ▦안전성 관리강화 ▦6차 산업화 ▦민간 역량 강화 ▦산양삼(산에서 기르는 인삼) 산업 육성 등을 추진, 2018년까지 생산액 1조5,000억원, 수출액 3억 달러를 달성하겠다고 밝혔다.
농식품부가 이 같은 인삼산업 대책을 발표한 것은 국내 인삼 산업에 낀 불황의 먹구름이 갈수록 짙어지고 있어서다. 인삼은 2011년 수출액 1억8,900만 달러를 기록하며 수출 효자 노릇을 톡톡히 했으나 지난해 1억7,500만 달러로 수출액이 줄며 주저 앉았다. 국내 재고도 2011년 4조8,000억원에서 지난해 7조7,000억원으로 크게 늘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경기침체, 경쟁심화 등 대내외 여건 변화를 반영해 보완대책을 마련한 것”이라고 밝혔다.
세종=이성택기자 highno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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