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매년 W-leadership 선배 리더의 경험담 등 공유
SK도 W-network 신설해 경력 10년 차 전후 인력 사전 교육
“고급인력인 여성 연구원들이 육아문제 때문에 직장을 그만두고 직장에 복귀했을 때도 경력단절 문제로 변화에 뒤쳐진다면 엄청난 국가적 손실이다.”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지난 23일 제주도에서 열린 대한상의 포럼 강연에서 여성인력이 처한 상황을 언급했다. 대한민국의 미래가 여성에게 달려 있는데도, 한국이 아직도 활용을 못하는 유일한 자산이 바로 여성인력이라는 설명도 곁들였다. 하지만 민간기업의 경우 여성인력 배려를 강제할 수 없기 때문에 기업의 의지가 부족할 경우 별 진전을 보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어려운 경영환경 속에서도 여성 리더 육성과 보육시설 확충, 경력단절 여성의 재취업 등에 앞장서온 기업들을 살펴봤다.
지난달 19일 서울 대치동 포스코센터에 포스코그룹 과장급 여성 매니저 22명이 한 자리에 모였다. 이들은 포스코인재창조원이 여성리더를 체계적으로 육성하기 위한 교육프로그램인 ‘더블유리더십’(W-leadership) 과정에 참석해 여성 리더로부터 특강을 듣고 선배와의 대화시간을 가졌다.
포스코 공채 출신 이유경 포스코엠텍 상무는 리더로 성장하면서 겪은 경험담과 후배들에게 해주고 싶은 당부사항을 진솔하게 전했다. 최명화 현대자동차 마케팅전략실장도 강사로 초청돼 회사와 가정 일을 병행하면서 성장했던 자신의 경험담을 들려주며 여성리더로서 갖춰야 할 덕목을 설명했다. 참석자들은 리더십 다면진단을 통해 자신의 강점과 약점을 파악하고 역량개발 계획을 수립하기도 했다.
W-leadership은 출산 및 양육으로 경력공백을 겪은 여성들에게 특히 유용한 교육으로 자리잡고 있으며 매년 두 차례 1박2일 일정으로 열린다. 올해부터는 여직원들의 역량 증진을 위해 3년째 분기별로 진행되던 ‘여직원 멘토링 데이’ 프로그램과 통합해 W-leadership을 확대 운영하기로 했다. 한 참석자는 “비슷한 처지에 놓인 다른 여성들과 정보를 공유하며 리더 역할을 깊이 고민하고 고충을 해결할 수 있는 기회도 얻었다”고 밝혔다.
SK그룹도 2011년 여성친화적 근무환경 조성과 우수 여성인력 육성을 위해 임원급 여성협의체인 ‘SK W-network’을 신설해 여성 리더 육성에 앞장서왔다. 2012년에는 향후 3~5년 이내에 부서장 보임이 유력한 여성인력을 대상으로 ‘여성 Hipo멘토링’을 실시했고, 중간관리자 역할을 하는 경력 10년차 전후 여성인력에 대해서는 ‘여성 리더십 워크숍’을 개설해 리더가 되기 위한 사전준비를 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특히 매년 여성임원과 주요 관계사 인사총괄 임원이 분기별로 정례미팅을 통해 여성인력 개발을 위한 정책과 제도개선 방향을 논의하고, 논의결과는 전략과제로 선정해 신속하게 실행해 왔다. 특히 임원 1명이 여성 신임팀장과 팀장후보를 대상으로 일대일 멘토링을 운영하며 조직관리 우수사례와 리더십 노하우를 전수하는 등 맞춤형 리더 교육도 병행하고 있다. .
일부 기업이 이처럼 여성 리더를 양성하기 위한 체계적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지만, 국내 대기업의 여성임원 비율은 아직도 걸음마 수준이다. 미국 기업지배구조 분석기관인 GMI레이팅스가 지난해 3월 기준으로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한국 기업의 여성임원 비율은 1.9% 로 조사대상 45개 국가 중 43위를 차지했다. 선진국 평균인 11.8%에 한참 못 미치는 것은 물론 필리핀(7.9%)과 인도(6.5%), 인도네시아(6.0%)보다도 낮았다.
SK 기업문화팀장인 조돈현 전무는 “여성인력 활용수준이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넘어 글로벌 경쟁력으로 평가되고 있다”며 “치열한 경쟁을 뚫고 입사한 우수 여성인력이 좌절하는 일이 없도록 다각도로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강철원기자 strong@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