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의 타격을 분석하고 해석한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유능한 코치라면 반드시 해야 하는 일이다. 타격 분석 자료를 토대로 선수가 기량이 떨어지거나 슬럼프에 빠졌을 때 다시 좋은 활약을 할 수 있도록 도와 주어야 한다. 먼저 선수의 기량을 정확하게 평가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해부학, 역학, 등 여러 가지 학문적 지식이 필요하다. 즉 많은 공부와 노력이 필요하다는 이야기이며 내가 많이 부족한 것을 느끼는 부분이기도 하다.
타격의 기본 기술을 운동 역학적인 관점에서 보면 공에 배트의 운동량을 충격적으로 가하는 동작과 관절로 이어진 일련의 신체 각 분절과 배트를 회전 운동시켜 공의 운동 방향을 바꾸는 것이며, 신체와 배트의 회전에 대한 관성(저항: moment of inertia)을 극복해야 하는 것이다. 또한 충돌과 관련된 요인 중에 중요한 충격 중심(sweet spot) 임팩트 여부와 공과 배트의 임팩트 각도(수평 및 수직), 배트와 공의 반발계수 등을 분석하는 것이다. (서울대 신인식)
또한 움직임과 동작도 구분해야 한다. 움직임(movement)은 신체 또는 물체가 시간의 경과에 따라 공간적 위치가 바뀌는 것, 예를 들어 선형적 움직임이나 회전 움직임 등이다. 동작(action)은 신체 또는 사지의 움직임으로 구성되는 목표지향적인 반응이며 예를 들어 항상성, 독특성, 융통성, 수정가능성 등이다.(서울대 김선진)
이러한 운동 역학적인 기본 지식을 가지고 카메라를 이용하여 여러 방향에서 촬영하는 방법 중에 앞, 옆, 위에서 촬영하는 3차원 방식을 가장 많이 선호한다. 이 방법이 동작을 이해하는데 가장 적합하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여러 대의 카메라와 위치, 각도 등 전문적인 장비가 필요 하기 때문에 쉽게 촬영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그래서 옆에서 찍는 1차원적 분석과 옆, 정면에서 찍는 2차원 분석을 주로 사용한다.
이번에 한국에 와서 대학생 동아리 야구교실과 함께 엘리트 선수들에 대한 개인 원 포인트 레슨을 진행했다. 그 중에 전 넥센 선수였던 전민수 선수를 분석했던 내용을 소개하려고 한다. 이 선수는 아마추어 최고의 상인 이영민 타격상을 수상했던 대단한 선수였다. 하지만 부상으로 재활을 하고 있는 단계로 이번에 KT에 입단하게 되었다. 전민수 선수는 기본적으로 좋은 스윙을 가지고 있다. 거기에 더해서 한 가지 이 선수에게 이야기 하고 싶은 것은 효율성이다. 그것은 내가 가지고 있는 힘을 최대한 이용해서 타격하는 것이다. 사진1-1을 보면 준비자세는 누구나 비슷한데, 한쪽으로 힘이 쏠리지만 않는다면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다. 가장 핵심 동작인 사진 2-1의 모습은 스트라이드를 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중심이 거의 제자리에 있는 모습이다. 그렇다고 중심이 앞쪽으로 많이 가야 한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그림 2-2의 모습은 몸의 중심이 앞쪽으로 움직이는 것을 확인 할 수 있다. 중심이동이란 강한 회전으로 힘을 만들어 내기 위한 예비 동작으로 직선 에너지를 회전 에너지로 바꾸는 것이다. 야구 관련 이론에서는 직선 스윙과 회전 스윙을 따로 구분하기도 하지만 내가 생각하는 가장 이상적인 스윙은 결국 두 가지가 적절히 혼합된 스윙이다. 사진 2-2를 보면 힘이 느껴지며 앞쪽 방향으로 중심이 이동하면서 가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그렇다고 해서 앞쪽으로 움직인 거리가 긴가 하면 결코 길지 않다는 것이다. 그리고 볼을 컨택하게 되면 볼에 강한 충격을 줄 수 있으며 강한 타구와 먼 비거리를 만들어 낼 수 있다. 전민수 선수와 운동장에서도 훈련을 진행하게 되었는데 가벼운 스윙으로도 좋은 타구를 만들어 내는 모습이었다. 원래 좋은 스윙을 가지고 있는 선수를 어떻게 하면 본인이 가지고 있는 신체를 효율적으로 잘 활용할 수 있는지를 알려주는 것이 핵심 내용이었다. 이 부분을 잘 이용한다면 전민수 선수는 프로에서 좋은 활약을 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이번 원 포인트 레슨을 진행하며 내가 가장 중점을 둔 부분은 선수들이 직접 본인의 동영상을 보며 자신이 어떻게 타격을 하고 있는지를 정확히 확인하는 것이었다. 중심이동을 과격하게 해도 실제로 동영상을 보면 불과 몇 센티미터를 움직이지 않은 것에 놀라며, 본인의 스윙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된다. 이번 레슨의 가장 효과적인 부분이 바로 이 동작 분석 프로그램이었다. 선수들을 이해시키고 설득하기 위해서는 과학적인 접근이 필요하며 가장 좋은 방법은 동영상 분석을 통한 선수 스스로의 변화이다. 선수들에게 타격에 관한 제안을 하기 위해서는 과학적인 지식과 함께 동작 분석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이번 엘리트 선수들의 원 포인트 레슨에 함께 참여해준 동작분석 프로그램 다트피쉬 엄현성 님에게 이 자리를 빌어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다. 볼링그린 하이스쿨 코치ㆍ전 LG 코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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