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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고 돌아’ 조양호 3박4일 반전 드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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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고 돌아’ 조양호 3박4일 반전 드라마

입력
2014.07.28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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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올림픽조직위원장 고사에서 수락까지

지난 21~25일까지 4일간의 반전에 반전을 거듭한 드라마였다. 후임자를 둘러싸고 현기증 나는 유력 설, 내정설 보도는 가히 올림픽 메달감이라는 우스개 소리도 들린다. 종잡을 수 없는 미로를 헤매는 듯한 각종 설에 언론들도 춤을 췄다. 장관급 이상의 고위직 인사를 놓고 이런 설왕설래는 여태 들어본 적이 없었다는 게 관가(官家)의 반응이다.

2018 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원장 자리를 둘러싼 촌극이다. 발단은 21일 오전 김진선(68) 위원장이 전격 사퇴를 선언하면서 시작됐다. 더딘 경기장 건설과 부진한 올림픽 마케팅이 김위원장의 낙마 배경으로 거론되지만 세평은 ‘쫓아내기’ 표적 감사에 백기 투항했다는 동정론이 우세하다.

올림픽 개막까지 3년7개월 남은 상황. 하지만 경기장 완공까지 주어진 시간은 2년여에 불과하다. 후임자 선정에 촌각을 다툴 수 밖에 없는 이유다. 당초 정부의 제1안은 조양호(65) 한진그룹 회장이었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국내는 물론 국제올림픽위원회(IOC)에서도 폭넓은 네트워킹을 유지하고 있는 조회장이 차기 위원장으로 바통터치를 하면 잡음 없이 대사를 치를 수 있다는 계산에서다. 실제 조회장은 2009~11년 평창올림픽 유치위원장 때 탁월한 리더십을 보였다는 게 스포츠계 안팎의 평가다. 그러나 조회장이 그룹내부 사정을 이유로 고사(告辭)하면서 일이 꼬이기 시작했다. 자연스레 강원도 인맥을 중심으로 자천타천 하마평이 떠돌았다. 한승수(78ㆍ춘천)전 국무총리와 정창수(57ㆍ강릉) 전 국토부 제1차관이 그들이다.

그러나 직제상 올림픽조직위원장 아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당연직 부위원장인 점을 감안해 한 전 총리 쪽으로 무게가 기울었다. 하지만 22일 한 전총리도 ‘NO’라는 사인을 내보내자, 23일 정 전 차관 쪽으로 불통이 튀었다. 정부에서도 정 전차관이 후임 조직위원장을 맡으면 경기장 건설 등 실무적으로 올림픽 준비에 박차를 가할 수 있을 것으로 내심 기대했다.

문제는 스포츠계의 반응이었다. 정 전차관이 스포츠와 아무런 인연이 없는 ‘문외한’이었다는 점에서 설 자리가 아니었던 것이다. 정 전 차관도 이런 점을 의식해 부담감이 커질 수 밖에 없었고, 결국 정부에서도 ‘카드’를 접었다는 것이다. 이 와중에 박용성(74) 전 대한체육회장도 ‘포스트 김진선’ 자리에 뜻을 둔 것으로 알려졌으나 고령이라는 점이 결격사유로 전해졌다.

더 이상 대안이 없자 정부는 25일 조회장 카드를 다시 꺼낼 수 밖에 없었고 여권 수뇌부에게 조 회장을 ‘설득’해달라고 SOS신호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조회장도 수뇌부의 요청에 마음을 되돌렸다는 것이다.

겉으론 일단락 된듯하지만 평창 조직위의 문제는 지금부터다. 조직위 관계자에 따르면 “눈에 보이지 않는 내부 알력과 갈등이 상당하다. 인화가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 특정 지역중심의 올림픽으로 변질되다 보니 중앙부처에서 파견된 공무원과 민간에서 채용된 고급 인력들이 실망감을 견디지 못하고 속속 이탈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최형철기자 hccho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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