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여 전 이탈리아 남부 토스카나 해안에서 암초에 걸려 좌초한 호화 여객선 코스타 콩코르디아호가 선체를 바로 세우는 인양 작업을 마친 뒤 예인돼 27일 240㎞ 떨어진 제노바 항구에 도착했다. 승객 4,229명을 태우고 가다 사고를 당했지만 사고 자체 보다도 승객을 버리고 선장이 먼저 탈출해 세계적인 화제가 됐던 배다.
BBC 등 외신에 따르면 토스카나 해안 질리오섬 근처에 좌초했던 콩코르디아호는 지난 14일 선체를 똑바로 세우는 인양 작업을 마친 뒤 제노바를 향했다. 제노바는 9년 전 이 배가 건조돼 진수한 곳이기도 하다. 콩코르디아호는 이곳에 도착해 해체 작업에 들어가게 된다.
앞서 콩코르디아는 사고 해역에서 인양을 마친 뒤 거대한 부양물에 의지해 똑바로 선 모습을 유지했다. 이후 예인 선박 십여 척의 도움을 받아 나흘 걸려 제노바로 향했다. 예인 과정에서 승객들의 물건 유실을 막기 위해 배 주변에는 거대한 거물을 씌웠다. 이 배를 소유한 코스타 크로시에르는 인양 및 예인작업에 건조비 보다 더 많은 15억유로(20억달러)가 들 것으로 추산했다.
길이 290m, 무게 11만4,500톤의 초대형 유람선 코스타 콩코르디아호는 2012년 1월 사고로 32명이 숨졌으며 인도인 웨이터인 러셀 레벨로는 여전히 시신을 찾지 못한 상태다. 승객을 구조하지 않고 먼저 배를 떠난 선장 프란체스코 셰티노는 이탈리아 법정에서 대량학살, 선박 방기 등의 혐의를 추궁 받고 있다. 혐의가 인정되면 선장은 최고 20년형을 선고 받을 수 있다.
김범수기자 bs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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