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스텔 은신 도운 운전기사 검거… 결정적 진술 못 얻고 시간만 허비
검찰이 유병언(73) 전 세모그룹 회장의 장남 대균(44)씨와 은신처까지 동행했던 핵심 조력자를 지난달 23일 체포하고도 결정적인 진술을 얻어내지 못해 대균씨 검거에 한달 이상을 허비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27일 인천지검 특별수사팀(팀장 김회종 2차장검사)에 따르면 대균씨의 전 운전기사 고모(38·구속기소)씨와 측근인 하모(40)씨는 4월 21일 대균씨와 도피 조력자 박수경(34·여)씨가 용인시 오피스텔로 이동할 때 고씨의 차량으로 뒤를 따랐다. 고씨와 하씨는 전날인 4월 20일에도 대균씨, 박씨와 동행해 충북 진천과 음성 일대를 다녀왔다.
고씨는 세월호 참사 직후인 4월 19일 대균씨가 프랑스로 출국하기 위해 인천국제공항에 갔다가 좌절돼 금수원으로 돌아갔을 당시 운전을 맡았던 인물이다. 고씨는 박씨에게 대균씨 도피를 도울 것을 지시하기도 했다.
검찰은 고씨를 지난달 23일 범인 도피 혐의로 체포해 조사했지만 대균씨 행방에 대한 결정적인 진술을 얻어내지 못했다. 검찰은 또 하씨도 한차례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지만 성과를 내지 못했다. 하씨의 여동생(35)은 대균씨와 박씨가 체포되기 전까지 오피스텔로 음식물과 바깥 소식을 전달한 인물이다. 검찰이 부실 수사를 했다는 비판이 제기되는 이유다.
검찰은 이날 하씨와 이미 구속 기소된 고씨를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대균씨의 도피를 도운 경위 등을 집중 조사했다. 대균씨와 박씨, 하씨의 동생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한 검찰은 하씨에 대해서도 영장을 청구할지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이환직기자 slamhj@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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