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검사 출신간 맞대결이 펼쳐지는 수원 권선구 주민들의 관심은 유병언 일가 수사 등 정국 현안 보다는 ‘지역 개발’에 쏠려 있는 분위기였다. 7ㆍ30 재보선을 사흘 앞둔 27일 수원 권선종합시장에서 만난 상당수 상인들은 “이 곳은 장안, 팔달, 영통구 등 수원의 다른 구와 비교해 가장 낙후한 지역이다”며 “다른 신도시 못지 않게 활기 넘치는 지역으로 만들 수 있는 후보가 누군지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분위기다 보니 아무래도 이 지역에서 18대 국회의원을 지낸 새누리당 정미경 후보가 한발 앞서 있는 듯 했다. ‘여당 프리미엄’에다 이 지역에 처음 도전하는 새정치민주연합 백혜련 후보 보다 인지도가 훨씬 높기 때문이다. 수원종합버스터미널 인근에서 만난 자영업자 박문정(50)씨는 “야당에서 거물급 후보나 경제 전문가를 냈다면 표가 움직였을지도 모른다”며 “어차피 검사 출신끼리 맞붙게 됐으니 힘 있는 집권여당을 뽑아줄 수밖에 없지 않느냐”고 말했다. 상인 김모(62)씨도 “역시 한번 일해본 경험이 있는 후보에게 믿음이 더 가긴 한다”고 말했다.
권선구는 야권 후보 단일화가 이뤄지지 않은 곳이어서 ‘수원 벨트’의 변수로 떠오른 야권 연대 바람에도 비켜서 있다. 고물상을 운영하는 김복남(50)씨는 되레 “야당 의원이 법을 위반해 선거를 다시 하는 만큼 야권은 단일화 운운하기 전에 먼저 사과부터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새정치연합 신장용 전 의원이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당선무효형이 선고돼 재보궐선거가 치러지게 된 것을 두고 나온 불만이다.
그러나 18대 국회에서 보인 정 후보의 의정활동에 대해 실망하는 의견도 없지 않았다. 주부 이모(38)씨는 “수원비행장 이전이 지역 주민들의 숙원인데, 정 후보가 국회의원을 할 때도 해결하지 못했다”며 “또다시 이 문제를 맡겨도 좋은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전략공천을 통한 갑작스런 투입으로 선거 초반 이름이 알려지지 않아 고전했던 백 후보의 인지도가 2040세대 유권자를 중심으로 차츰 상승하는 분위기도 감지됐다. 직장인 이진우(30)씨는 “처음엔 얼굴도 이름도 생소해 백 후보에 대해 이질감이 들었는데, 유세를 보면서 야권 후보로서의 개혁성이 느껴져 신선했다”며 “특히 검찰 개혁을 강하게 주장하는 모습에서 세월호 참사 이후 정부가 보이는 답답함을 풀어 줄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중학생 자녀를 둔 이모(45)씨는 “학부모로서 혁신학교와 같은 교육 정책에 관심이 갈 수밖에 없다”며 “백 후보가 다른 후보와 다르게 교육정책에 중점을 두는 부분에선 호감이 간다”고 기대감을 보였다.
수원=김현빈기자 hbki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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